일상생활 속에서 카메라 없이는 제대로 못 살겠다는 생각이 처음 든 게 언제였냐고요?

저도 모르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가방에 후지필름 카메라를 챙기는 자신을 깨달았을 때입니다. 지갑과 집 열쇠 다음으로요. 카메라는 항상 제 곁에서 함께 다니는 짝꿍이 되었습니다.

X-T5를 받았을 때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진을 찍으면 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건만 묘하게 그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마 모든 것이 제가 아끼는 X-T3를 닮아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이얼부터 사진에 제 취향을 담는 방식, 손에 더없이 편안하게 착 붙는 그립, 심지어 카메라 디자인 자체까지 말입니다.

사진이 좀 수수해 보여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더니, 유쾌한 미소를 띠고 “그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답해준 덕분에 안심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망설임 없이 평소처럼 셔터를 누를 수 있었고요.

친한 친구들,

산책하다가 본 거미줄,

파도의 모양, 하늘의 색깔.

그림자, 빛, 푸른 나뭇잎.

제가 느낀 모든 감정을 조심조심 떠내어 사진으로 포착했습니다.

A flower blooming quietly in the shade of a roadside tree. It seemed to sway peacefully in the wind.
X-T5 & XF23mmF1.4 R LM WR

The happiness of blending into a beautifully detailed architecture
X-T5 & XF23mmF1.4 R LM WR

Same road, same sky, sea beyond
X-T5 & XF23mmF1.4 R LM WR

Sky changing its expression little by little as it shifts toward night.
X-T5 & XF23mmF1.4 R LM WR

Earrings that swayed under my friend's ear. It suited her well, like a partner who has been with her for a long time.
X-T5 & XF23mmF1.4 R LM WR

몇 장 찍고 나니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센서 해상도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걱정돼서 촬영 중에 여러 번 확인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더라도 짐이 가볍고, 사진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필름 시뮬레이션인 클래식 크롬 필터를 씌운 세상을 보니 심장이 떨려 왔습니다. 제가 바라던 색조로 물든 세상이 펼쳐졌거든요. 저도 모르게 미친 듯이 셔터를 누르고 있더군요.

X-T 시리즈에 새로 나온 필터인 노스텔직 네가도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살짝 클래식 크롬을 두고 바람을 피울까 고민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 필터 덕분에 색 포화도가 좀 더 높았으면 싶었던 부분을 제쳐둘 수도 있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었지만, 결국에는 클래식 크롬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집이 세서 그럴 수도 있고 워낙 사이좋은 친구로 지내와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Good morning, world. A quiet morning hour after the festival is over.
X-T5 & XF23mmF1.4 R LM WR

A soft, round doughnut is a treat no matter how old you are
X-T5 & XF23mmF1.4 R LM WR

I always daydream about having a window like this in my room
X-T5 & XF23mmF1.4 R LM WR

Gradation woven by nature. How can anything compete against this?
X-T5 & XF70-300mmF4-5.6 R LM OIS WR

Blooming flowers that stretches on their tiptoes to be the first ones there. They all love the sun.
X-T5 & XF23mmF1.4 R LM WR

The refreshing sea, just like a shimmering soda
X-T5 & XF23mmF1.4 R LM WR

Greetings to the newborn leaves.
X-T5 & XF23mmF1.4 R LM WR

The ever-changing patterns of light and shadow.
X-T5 & XF23mmF1.4 R LM WR

In a path where time seems to have stopped.
X-T5 & XF23mmF1.4 R LM WR

A true reward at the end of the day
X-T5 & XF70-300mmF4-5.6 R LM OIS WR

The inside of an empty ship is like a spaceship in distress
X-T5 & XF23mmF1.4 R LM WR

Walking along the coastline caressed by a soft breeze
X-T5 & XF23mmF1.4 R LM WR

A very complicated woven spider house. I wonder what kind of personality the householder has
X-T5 & XF23mmF1.4 R LM WR

Pleasing contrast of red, white and blue
X-T5 & XF23mmF1.4 R LM WR

Light falling on the wall. It seems soft and fluffy.
X-T5 & XF23mmF1.4 R LM WR

사진은 제가 태어났을 당시에 생긴 문화였고, 누구나 손쉽게 만물을 사진으로 찍을 선택권이 주어졌습니다. X-T5를 만져보면 그런 사실이 다시금 감사하게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 X-T5는 자연과 교류하며 평범한 생활에 대한 애정을 다시 발견하게 해주는 수단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 지구상에 살고 있고, 하루하루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일련의 기적이 이어지는 나날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해주는 도구인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