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30

X-S20: Documentary x Angelo Mendoza

후지필름 X-S20과 함께 국토 횡단

새로 나온 후지필름 X-S20에는 장점이 참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본격적인 리뷰보다는, 여행 사진가의 관점에서 이 카메라를 써본 경험과 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해외와 국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여행 광고를 촬영해 본 제 경험상, 이 카메라는 필요한 조건을 여러모로 충족합니다.

간단히 말해, 어디에나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카메라라 할 수 있습니다.

FUJIFILM X-S20 & XF16-55mmF2.8 R LM WR

여행 계획 세우기

후지필름에서 X-S20으로 촬영 의뢰가 들어왔을 때, 사진 촬영 겸 자동차 여행을 통해 카메라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보자는 결심이 섰습니다. 엿새에 걸쳐 필리핀 북부를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 카메라로 풍경, 인물은 물론 온갖 다른 사물도 촬영해 보았습니다.

제가 세운 계획은 동부의 오로라 지역에서 해돋이를 보고 산티아고, 바나우에, 사가다, 세르반테스를 거쳐 마지막으로 라 유니온에 도착해 서쪽 끝에서 해넘이를 보는 일정이었습니다. 몇 년 동안 고국에서 국내 여행을 해보고 싶었던 저의 단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는데, 이 프로젝트는 제 비전을 실현하기에 완벽한 시기였습니다.

FUJIFILM X-S20 & XF70-300mmF4-5.6 R LM OIS WR

물리적으로도, 창의적으로도 까다로운 여정이라 더 많이 찍으려면 짐을 줄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X-S20은 가볍고 작아서 그런 요건에 잘 맞았습니다. 게다가 배터리 수명이 길고, 오토포커스 속도가 빠르며 RAW 형식으로 찍든 다양한 필름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든 화질이 뛰어납니다.

주요 인사이트

영상

제 프로젝트는 주로 사진 기능 위주이지만, 이 카메라에는 6.2k 30p 및 4k 60p 형식과 4:2:2 10bit 내부 녹화 기능 등 고급 영상 기능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브이로그 전용 모드도 있어서, 스위블 화면과 완벽한 조합을 이룹니다.

7스탑 손 떨림 보정 기능(IBIS)이 완벽한 마무리 역할을 해줍니다. 제가 좀 많은 걸 요구하나 싶긴 한데, 이 사전 출시 버전은 LCD 화면이 약간만 밝았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조도가 높거나 해가 쨍쨍한 환경에서 촬영할 때 그런 점을 느꼈습니다.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사용 편의성

X-S20 덕분에 하이킹하면서 풍경 사진을 찍기가 한결 편했습니다. 사가다와 바타드 산에서는 특히 카메라가 소형이라 삼각대와 촬영 가방 짐을 덜 수 있어, 이 셋업 전체를 어디든 가져가기 훨씬 쉬웠습니다. 카메라의 그립도 깊어서 촬영할 때 편했습니다. 간결하게 디자인된 카메라의 경우 특히 엄청난 장점입니다.

또한 이 카메라에는 IBIS가 내장되어 핸드헬드로 찍으면서 셔터 스피드를 줄여도 선명한 사진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풍경 사진을 이런 식으로 찍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스위블 화면 덕분에 독특한 앵글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FUJIFILM X-S20 & XF8-16mmF2.8 R LM WR

오토포커스

X-S20은 인물사진을 찍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대폭 개선된 오토포커스 시스템, 특히 눈/피사체 탐지 기능이 조도가 낮아도 피사체를 신속, 정확하게 포착해 냅니다. 세르반테스에 펼쳐진 밭에서 일하는 농민들을 촬영하다 보니 다양한 환경과 조도에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짧은 만남을 가지는 동안, 안정적인 오토포커스 덕분에 피사체와 친밀한 관계를 쌓고 빠르면서도 의도를 담아 촬영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X-Trans CMOS4 센서 덕분에 화질도 훌륭해 카메라 전체가 하나의 완벽한 패키지를 이룹니다. 이 센서는 X-T4에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X-S20은 X-T4의 동생 격인 셈입니다.

FUJIFILM X-S20 & XF16-55mmF2.8 R LM WR

배터리 수명

이것도 X-T4와 비슷한 점인데, X-S20에는 NP-W235 배터리가 장착되어 최대 약 730프레임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전 세대인 X-S10과 비교하면 수치 상 배터리 수명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셈입니다. 사실, 저는 이 배터리 효율을 직접 체감했습니다. 특히 이사벨라 산티아고에서의 마지막 여정 구간에서 말이죠.

전날 종일 촬영한 뒤에 깜박하고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았는데도, 그날 아무런 문제 없이 많은 사진을 연이어 촬영할 수 있었거든요. 기술적인 면까지 깊이 들어갈 것 없이 간단히 말해, 훌륭한 배터리입니다. 게다가 내장 시스템도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데 최적화되어 있죠.

FUJIFILM X-S20 & XF10-24mmF4 R OIS WR

결론

마무리하자면, 후지필름 X-S20은 제 여행 사진 촬영 스타일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카메라입니다. 이 카메라의 사양은 단순히 미사여구를 늘어놓은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카메라의 콤팩트한 바디에 알뜰하게 채운 극히 효율적인 내장 시스템 덕분에 사진 촬영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의 장비는 촬영이라는 창의적 프로세스를 방해해서는 안 되고, 빛과 눈앞의 피사체, 포착하고자 하는 감정, 추구하는 구성에만 몰입해 물아일체가 되는 데 일조해야 합니다. 배터리 수명이나 장비 휴대성, 카메라 포커스 기능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면 그저 더 많이 찍고, 창의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할 수 있는 법입니다.

FUJIFILM X-S20 & XF8mmF3.5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