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1

X-S20: Climbing x William Hamilton & Matilda Söderlund

Matilda와 제가 후지필름을 처음 접한 건 X100 시리즈를 통해서였습니다. 메인 카메라 시스템을 보완할 장비로 썼었죠. 그때 그 모델에 완전히 반해 버려서, 후지필름에 또 어떤 제품이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올해 봄에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떠나면서 X-S20을 메인 카메라로 사용하게 되었는데, 마음에 쏙 드는 카메라였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한 달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파크레니차 국립 공원에서 보냈는데요. 거기서 지내는 동안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봄으로 바뀌는 진귀한 경험을 했고, Matilda는 Anića Kuk 북서쪽 면을 고도 350m까지 오르는 등반 코스 Spomin에 도전했습니다. 봉우리가 여러 개이고, 세계적으로 어렵기로 손꼽히는 코스입니다.

FUJIFILM X-S20 & XF16mmF1.4 R WR

대부분의 등산가는 정상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정상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진은 등산이라는 경험을 연대기로 남길 매개체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만난 감탄스러운 풍경과,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나타내는 내밀한 순간들을 사진이라는 형식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죠. 우리 작업에서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 여러 가지 플랫폼과 창구를 통해서 시각적인 형태로 스토리를 전하죠.

X-S20을 처음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다루기 정말 쉽다는 점이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데다 딱 만족스러울 정도로 그립이 깊어 등산이나 하이킹할 때도 카메라를 잡고 움직이기 편했습니다. 그간 광범위한 X 시리즈 표준 렌즈를 다뤄 봤는데, 어떤 기종이든 카메라 바디와 균형이 잘 맞았습니다. 특히 신제품인 XF8mmF3.5 R WR 렌즈로 작업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이 포커스 길이 치고 작고 빨라서 재미있고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특이한 제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등산가와 사진가는 갖고 다니는 장비 면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작업할 수 있어야 하고,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할 일을 해야 하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장비가 제 몫을 해줄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하죠.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그런데 X-S20의 감탄스러운 점은 인체공학적인 디자인만이 아닙니다. 카메라에서 바로 출력되는 이미지와 영상 화질도 실로 기막힌 수준이었죠. X-S20의 가장 마음에 드는 특징 중 필름 시뮬레이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카메라에서 바로 필름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이런 걸 ‘게임 체인저’라고 하는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등산가로서 등산 전문 잡지나 포스터에 게재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빚어집니다. 그런 잘 알려진 이미지가 우리 종목의 발전사를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셈입니다. 그와 같은 클래식한 이미지는 보통 Fuji Velvia로 촬영한 것입니다. 필름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딱 그런 아이코닉한, 포화도가 높은 색감을 내고 짙은 푸른색 하늘을 연출하는 과정은 재미도 재미지만 영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FUJIFILM X-S20 & XF16mmF1.4 R WR

그리고 최신 후지필름 앱을 이용해 카메라에서 다른 디바이스로 파일을 바로 전송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 편집 작업은 컴퓨터에서 하는 편을 선호하지만, 현실적으로 컴퓨터를 들고 다닐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Matilda가 작업물을 카메라에서 바로 업로드해 팔로워에게 공개해서, 우리가 모험의 어떤 지점에 이르렀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어떨 때는 저와 Matilda 둘만 산을 오르기도 합니다. 카메라를 미리 배치해 놓고 앱을 사용해 산을 오르는 Matilda의 모습을 제3의 관점에서 촬영하고, 저는 자일을 건넬 수 있게 되니 우리 두 사람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린 것이나 마찬가지죠. 

Matilda의 대규모 등반 프로젝트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하기 위해 촬영 스태프가 한 팀 동원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X-S20은 영상 녹화 기능이 워낙 뛰어나 촬영 팀이 찍은 영상을 보완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색감과 다이내믹 레인지가 훌륭하더군요. X-S20으로 10bit 4K 영상을 60P로 녹화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놀랍습니다. 영상 촬영에도 완벽하게 적합한 카메라라는 뜻이거든요.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X-S20의 진정한 차별점은 성능과 크기, 인체공학적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X-H2S의 소형 버전 같은 느낌으로, 해상도, 고성능 오토포커스, 긴 배터리 수명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가벼움이란 편의성의 문제가 아닌 절대적인 필수 조건이고, 보통은 협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며칠 동안 하이킹하든, 커다란 암벽을 오르든 필수적인 등반 장비를 잔뜩 짊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장비를 추가할 때마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X-S20의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기본 내장된 손 떨림 보정 기능입니다. 삼각대를 집에 두고 왔다고 후회할 필요가 없어요. 

FUJIFILM X-S20 & XF35mmF1.4 R

등산가와 사진가는 갖고 다니는 장비 면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작업할 수 있어야 하고,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할 일을 해야 하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장비가 제 몫을 해줄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하죠. X-S20은 이런 요구 조건을 모두 만족합니다. 우리로서는 누구에게나 기꺼이 추천할 만한 시스템입니다.

FUJIFILM X-S20 & XF8mmF3.5 R WR

궁극적으로, 완벽한 한 장을 건지는 건 완벽하게 등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년간에 걸친 연습, 운, 창의력과 기술력이 하나로 합쳐져 하나의 교향굑을 이루어 내는 셈입니다. X-S20은 우리가 사는 이유나 마찬가지인 그런 순간을 포착하는 데 완벽한 도구입니다.

약력: William Hamilton과 Matilda Soderlund

Matilda와 William은 ‘파워 커플’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Matilda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등반가이고, William은 전문 사진가입니다. 두 사람은 세계 곳곳의 기막힌 절경을 누비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록으로 남기고, 인간의 잠재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FUJIFILM X-S20 & XF56mmF1.2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