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2

X-S20: Cinematic Vlog x Auxout

제가 프로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했을 무렵에는 이미 스마트폰이 대세라서 누구나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게 보편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 세대의 일원으로서, 후지필름 카메라에 처음 마음이 끌린 건 디자인 때문이었는데요. 필름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혁신적인 요소를 결합한 카메라라면 제가 사진과 이미지를 마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주말 캠핑 여행을 Cinematic Vlog로 남기면서, X-S20으로 촬영해 왔는데요. 캠핑이란 게 장비를 많이 챙겨야 하다 보니 X-S20의 작고 사용성이 뛰어난 점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X-S20에는 전 세대인 X-S10과 같은 센서가 내장되어 있지만 AF 성능은 훨씬 좋아졌습니다. 최신 세대 이미지 처리 엔진을 탑재했거든요.

특히 캠핑 영상의 경우, 삼각대를 세워두고 카메라 앞에서 몸을 돌릴 때가 많다 보니 카메라의 기본 제공 AF에 의존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AF 정확도가 중요한데, X-S20의 고급 AF가 정말 유용했습니다.

평소에는 매끄러운 이미지를 위해 짐벌을 사용하는 편인데, 캠핑 영상을 촬영할 때는 짐벌을 장착할 시간 여유가 없어요. 캠핑 장비를 설치하고 요리도 하고 카메라까지 돌리려다 보면 너무 정신이 없거든요. . 그런데 X-S20에는 최대 7스톱의 이미지 안정 기능을 보장하는 내장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있어서 핸드헬드로 찍을 때마저 매끄러운 영상이 포착됩니다. 브이로그 스타일로 촬영하는 데 굉장히 잘 어울리는 기기였습니다. 짐벌 없이 카메라를 손으로 잡고 녹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거든요.

후지필름 카메라는 필름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분위기 있는 색상 톤을 연출할 수 있어서 유용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 F-Log2를 이용해서 전체적인 그라데이션을 넣어 봤습니다. 가공한 느낌의 작품을 찍고 싶었거든요. 다이내믹 레인지와 그레이딩 범위가 무척 의외였습니다.

저는 대개 자연광으로 촬영하고, 모니터를 계속 주시하지는 않는 편이라서 조도가 계속 바뀌는 대로 그때그때 노출을 정확하게 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이라이트와 음영에 정보가 무척 많이 남아 있어서 놀랐어요. 심지어 그레이딩을 거치면서 색을 많이 보정했는데도 왜곡은 미미한 수준이더군요.

게다가 일반적인 컬러 그레이딩 방식을 썼을 때조차 어째선지 색감에 후지필름 특유의 느낌이 살아 있었어요. Log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색을 만드는 데 시작점으로서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X 시리즈의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게 다시금 카메라로 촬영하는 재미를 일깨워준 프로젝트였어요. 무슨 말을 하나 싶으실 수 있지만, 영상 제작 과정 전체를 혼자 해보면 촬영 자체는 사실 전체의 일부분에 불과하거든요.

특히 브이로그를 촬영할 때는 목표가 촬영 그 자체가 아니라, 카메라와는 무관한 취미 활동이나 여행에 초점이 맞춰질 때가 많습니다. X 시리즈 카메라를 손에 잡으면, 카메라를 향한 저 자신의 행동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후지필름의 철칙인지, 개발자의 의도가 담긴 건지 모르겠지만, 이걸 영감이라고 한다면 저는 창작자의 도구로서 이 카메라보다 저를 더 신나게 하는 존재는 없다고 봅니다.

“Cinematic Vlog” 메이킹 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