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3 Hitomi Komatsu

X-H2: Landscape x Hitomi Komatsu

Hitomi Komatsu

Born in Akita Prefecture in 1956. Played basketball for UNITIKA after graduating from high school.
Started photography under the study of Katsusuke Chiba in 1983. She went independent in 1999 and published her work through various magazine and calendar. Her main subjects are the seasons and flowers in the Northern Tohoku region of Japan. She also focuses on the lives of the people in the region as well. In 2008 to 2013, she exhibited her work at “Pukapukan” gallery. From 2010 to 2011, she exhibited her work in Sendai, Tokyo, Sapporo, Akita, and Nagano.
She has published a book “Kosai”

X-H2 Impression

어머니의 친정집은 오우산맥 기슭에 자리 잡고 있고,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냇물을 끌어다 쓰는 “민자”(주방)가 있어 그 물을 일상생활에 활용하곤 했습니다. 물이 풍부했다는 당시의 이미지가 가족에 대해 제가 가진 기억과 겹쳐집니다. 그런데 이 이미지는 제가 사진을 시작하면서 약간 달라졌습니다. 카메라를 든 채 산속의 개울에 휩쓸렸을 때나, 구슬만 한 크기의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엄청난 폭우를 만났을 때, 저는 비에 몸이 꿰뚫리지나 않을까 공포에 질렸습니다. 저는 무수히 많은 경험을 통해 물이란 “양날의 검”과 같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물”은 저의 테마이자 근본 토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X 시리즈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부터 이 라인의 팬이었습니다. 필름 시절 추억 속의 색상을 렌더링하는 기능과 가볍고 작으면서 기동력이 좋은 카메라의 특징에 반해버렸어요. 그중에서도 X-H1은 직감적으로 셔터를 누르고자 할 때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준 모델입니다. 앞으로도 운전할 때면 항상 곁에 두게 될 카메라죠. 이번에는 대신 X-H2를 가져왔습니다. 4,020만 화소에 7스탑 IBIS로 재탄생한 신제품입니다. 산에 내린 눈과 비가 개울물로 흐르면서 숲을 적시고, 지면을 이동하며 최종적으로는 바다에 닿아, 구름을 이룬 다음 다시 산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이런 “물의 환생”이라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X-H2와 함께 체험하고자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데와후지 산맥 조카이산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출발합시다!

우선은, 조카이산 나소계곡에서 솟아나는 구름을 타임랩스 이미지로 담았습니다. 마치 물이 만들어지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인터벌 촬영의 이퀄라이징 기능 덕분에 급속히 변화하는 노출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장면을 무사히 포착했습니다. 구름은 강으로 흘러가 바다로 유입됩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X-H2 & XF16-55mmF2.8 R LM WR

풍부한 물의 위치를 느껴보고, 다음 촬영지는 비가 그친 뒤의 “아가리코노모리”(기형 너도밤나무)로 정했습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풍부한 물의 위치를 감지해 보고, 다음 촬영지는 비 온 뒤의 “아가리코노모리”(기형 너도밤나무)로 선택했습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X-H2 & XF16-55mmF2.8 R LM WR

목표는 “수간류”를 찾는 것입니다. 너도밤나무 몸통을 따라 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이렇게 부릅니다. 저는 물줄기를 찾아내자마자 바로 표적으로 삼고 쇼트를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다양한 앵글에서 뷰파인더를 통해 쇼트를 보아야 하는데,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과정이었습니다. X-H2에는 이전 모델에 비해 개선된 뷰파인더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작업할 때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X-H2 & XF18mmF1.4 R LM WR

계속 걷다가, 몸통 윗부분에서 물줄기가 은은히 빛을 발하는 너도밤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의구심이 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계속 촬영해 나갔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러볼 때야 비로소 포커스를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은은하게 빛나는 자국은 수간류 때문만이 아니라, 민달팽이가 지나간 흔적이기도 했습니다. 이미지가 고해상도로 재현되는 이 카메라 덕분에 자연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셈입니다. 촬영팀은 감사한 마음으로 숲을 떠났습니다.

X-H2 & XF18mmF1.4 R LM WR

물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연못과 폭포에도 다다르게 됩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모토타키 후시류스이라는 폭포에 도착하자 옅은 안개 속에서 빛이 반짝이며 촬영팀을 맞아주었습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안개 속에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니 기이한 리얼리즘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물 입자를 제 손으로 직접 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이건 X-H1이랑은 완전히 다른데!”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X-H2 & XF16-55mmF2.8 R LM WR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물은 개울을 통과해 흐르고,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식물을 적시고, 생물에 영양분을 주며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결국은 바다를 향해 흐릅니다.

가마이소 해안에는 20년에 걸친 물의 여정을 마치고 조카이 샘에서 이 바다까지 내려온 비와 눈이 유입됩니다. 이 물은 바닷가의 사철과 섞여서 무늬를 만듭니다. 노을빛을 받아 빛나는 무늬를 화이트밸런스로 조정하여 저만의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필름 시뮬레이션으로는 Velvia를 사용했습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X-H2 & XF16-55mmF2.8 R LM WR

단 하나의 강물 줄기에서 비롯되어 노을빛이 물든 동해로 흘러가는 구성을 추구하게 되더군요.

X-H2 & XF16-55mmF2.8 R LM WR

X-H2 & XF16-55mmF2.8 R LM WR

이 여행의 파트너가 되어준 X-H2와 함께 해 질 녘 동해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물이 구름이 되고 눈이 되어, 다시 한번 조카이산에 내리게 되는 과정에 관한 생각에 잠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