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3 Yolanda Hoskey

X-H2: Portraiture x Yolanda Hoskey "Under the Skin"

Yolanda Hoskey

Yolanda Hoskey is a multitalented creator, with a decade of experience across the spectrum of visual arts, film, digital media, and entertainment. Graduating from City College of New York, she holds a BA in theatre, but her post-graduate output proves that artistic development is anything but linear. 

Yolanda fights the system by creating bold images of black art, described as “a little creativity mixed with a little ghetto” – a nod to the community where she was raised. An East New York native, she challenges traditional social norms and wears authenticity on her sleeve.

겉으로 드러난 모습 이면을 심층 탐구하는 Yolanda Hoskey 씨의 사진은 예리한 시선으로 관찰한 통찰을 담아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풀어냅니다. 작품을 통해 생생하게 표현된 아티스트의 근본적인 뿌리를 살짝 엿보고 감탄할 기회입니다.

사람은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빚어지면서 유연한 사고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면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없고, 의미 있는 의견을 낼 수도 없는 세상에 노출됩니다. 당위성도 없고 제멋대로인 운명에 따라 낯선 환경에 내던져져 적응하고 조절되면서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운이란 사람의 한계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운명은 사람의 인생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좋든 나쁘든 사람은 누구나 이런 예측불허한 게임의 산물입니다.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빚어지고, 자신의 의도와 결정에 따라 틀이 잡히기도 하면서 과거를 이해해 지금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절충을 통해 앞날의 가능성을 최대한 유리하게 지켜내고자 합니다.

Yolanda Hoskey 씨는 뉴욕주 동부 브루클린에 있는 Louis Heaton Pink Houses에서 나고 자라면서 변덕스러운 운명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이 건물은 뉴욕시 공용 주택공급 당국에서 관리하는 곳이었는데, 1959년에 당시 빈곤과 궁핍에 시달리던 시민들에게 적당한 값으로 거처를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이 동네는 생기자마자 온갖 범죄 활동의 온상과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지난 2000년에는 사회적 시설에 대한 투자 중단으로 인해 이미 위태롭던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절망적인 결정이었습니다.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마약과 총기가 대량 유통되었고, 기회를 노린 이들이 투자 철회를 악용해 결말을 앞당겼습니다. 주민들은 체제에 내재된 결함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 애썼지만 한동안 ‘The Pinks’ 단지는 엠파이어 스테이트에서 가장 험악한 우범지대 중 하나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이 기간을 견뎌야 했던 이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고난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생존 자체가 최우선이었고, 이런 현실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정신 상태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Photo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33mmF1.4 R LM WR, 1/100 sec at F5.6, ISO 1600

“거기서 자라면서 직접 체험할 수 있었어요. 날것의 현실을 마주한 셈이니까요. 그게 저한테는 엄청난 영향이 있었고요. 거길 떠난 뒤에도 외부에서 저 같은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어요.” Yolanda가 말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흑인 여성이다 보니 확실히 선입견으로 판단 받곤 했죠. 셀 수도 없이 많았어요. 누가 저를 제대로 알게 되기도 전에 그냥 미리 결정되는 것들이요. 그 내러티브가 끝도 없이, 알아서 뻗어가는 걸 지켜봤고요. 제 성장 배경을 둘러싼 상황 때문에 저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는 기분을 자주 느꼈습니다.”

세간의 편협한 시선과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상투적인 편견으로 인해 Yolanda 씨는 살면서 자신을 폄하하는 이들을 꽤 많이 마주쳤지만, 그렇게 분열을 초래하는 견해 따위로 창작을 향한 열의를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Yolanda 씨는 지난 2017년 뉴욕 시립대에서 연극영화과 학사 학위를 받고, 지난 3년간 현실감이 뛰어난 사진을 여러 작품 선보였습니다. 작품은 대부분 고유한 특성의 중요한 의미, 작가 자신의 개인사가 지니는 의미를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그런 저소득층 지역 출신이면 자동으로 뭔가 부정적인 기운으로 인식돼요. 그런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Yolanda 씨의 말입니다. “저는 모델과 일하기보다… 저랑 비슷한 곳 출신 위주로 작업하는 편입니다. 뭔가 복잡함과 이중성 같은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정말 마음이 이끌리거든요.

흑인은 단일체처럼 묘사되지만, 제 생각엔 흑인은 한 덩어리가 아니에요. 총체성 같은 건 없어요. 각자가 다 다른 개인일 뿐이죠. 다층적인 사안이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런 부분을 다뤄볼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Yolanda 씨는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무언가를 만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겪었던 일들이나 그곳에 사는 이들의 유형을 확인하며 의미를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신형 후지필름 X-H2와 표준 렌즈 몇 개를 챙겨 친구들과 함께 브루클린으로 돌아가 Trendsetters라는 작품을 준비한 것입니다. 자신의 근원지인 이 장소를 담아낸, 화려한 이미지 연작입니다.

Photo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33mmF1.4 R LM WR, 1/80 sec at F2, ISO 400

“저는 X-H2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덕분에 아주 근사한 작품을 찍을 수 있었거든요. 필름 카메라를 쓴 거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아요. 전부 디지털이라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답니다!

“이 카메라에는 영화 같은 감성이 있어요. 4020만 화소에 달하는 디테일 덕분에 제가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놀랄 만큼 멋지게 구현됐습니다. 눈동자 인식 센서도 반응 시간이 굉장히 빨라요. 인물사진 작가한테는 오토포커스가 가장 중요한데, 이 카메라는 단연 최고입니다.”

첫 몇 장의 사진에는 세 식구로 구성된 한 가족의 애정 어린 관계가 표현되었습니다. Louis Heaton에 사는 전형적인 가족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담은 스냅으로, 집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일을 보여줍니다.

“집안이라는 환경으로 돌아가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Yolanda 씨의 설명입니다. “흑인의 남성성이라는 주제는 제 작품 전체를 통괄하는 공통된 테마입니다. 흑인 남성을 부드럽고 취약한 모습으로 표현해 보편적인 고정 관념과 대비되는 이미지를 제시하고 싶었어요. 항상 지나치게 마초적인 느낌으로 표현되니까, 그런 인식을 바꿔보는 게 제 목표입니다.”

Photo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18mmF1.4 R LM WR, 1/80 sec at F4, ISO 800

Yolanda 씨는 아버지와 아들이 반쯤 장난하듯 면도하는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언급했습니다. 작품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Yolanda 씨의 스타일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감정이 잘 드러납니다. 아들의 머리카락을 만져주는 모습까지 그런 부분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었습니다. 근처에 놓인 헤어 스타일링기를 클로즈업한 이미지를 보면 디테일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장면에 실제로 겪은 요소가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욕실에서 가족끼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제 어릴 때 기억을 그대로 재현한 거예요. 아빠가 오빠나 남동생하고 그렇게 놀아주시곤 했거든요. 헤어커트 같은 경우, 사실 흑인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미디어에서 흔히 보기 힘들죠. 도구를 사용하고, 유행하는 스타일에 맞추는 것 말이에요. 평소 익숙한 시각에 대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Yolanda 씨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대부분을 이모할머니 손에서 컸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품을 통해 소원을 이루는 것 같은 면도 있습니다. 본인이 살면서 한결같이 보장받지는 못했던 ‘전통적인’ 가족 단위의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공감이란 Yolanda 씨가 선천적으로 익힌 감정입니다.

돈도 없었고 이렇다 할 기회가 매우 드물었지만, 친자식처럼 키워준 양어머니 덕분에 ‘화목한 가정'(본인 표현에 따르면)에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이런 사진 작품 전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Photos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33mmF1.4 R LM WR, 1/250 sec at F2.5, ISO 1600 | FUJIFILM X-H2 and XF16mmF1.4 R WR, 1/200 sec at F4, ISO 800

“저는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하죠. 나고 자란 배경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저는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 덕분에 하나의 시각이 생겼으니까요.

“이 사진들에는 디자인 선택까지 모든 부분에 저의 진심을 담았어요. 피사체가 서로 친밀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애정을 보여주죠. 그것도 우리가 잘 못하는 일 중 하나예요. 비판받거나 놀림당할 걸 겁내지 않고 감정을 표출할 줄을 잘 모르죠. 저는 부모님이 늘 곁에 계시지는 않았어도 항상 누가 지켜봐 준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 집이 더 많아야 할 텐데, 이렇게 말하는 저도 이 동네는 대체로 그저 생존이 절실하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어요.

“저는 나이보다 훨씬 현명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여성이 키워준 운 좋은 아이예요. 덕분에 제 내면에 한계 없이 포부를 품어도 좋다는 생각이 새겨졌죠. 그분은 주변 환경이란 단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확정된 게 아니라는 걸 잘 아셨죠.” Yolanda 씨의 말입니다. 가까이 놓인 유골함은 장식용으로만 배치한 것이 아니라, 넋이 함께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안에는 Yolanda 씨의 인생관을 심어준 주인공의 유골이 담겨 있습니다. 최악의 기대치를 딛고 자신이 꿈꾸던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주변 지역의 특징을 규정지을 때 자신이 직접 겪으며 형성한 시각이 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관찰자 시점에서 담은 솔직한 가족 스냅샷 외에 시크한 하이 패션을 쇠락해가는 노후한 아파트 배경과 결합한 작품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흑인’의 이미지와 연계된 여러 가지 개념을 표현 능력과 스타일을 통해 해체한 작품입니다.

Photo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16mmF1.4 R WR, 1/200 sec at F2.8 ISO 800

“대중문화라는 맥락에서 이런 저소득층 커뮤니티는 끊임없이 나쁘게 묘사되고 뒤처지곤 합니다. 하지만 더 넓은 문화적인 범위에서 보면 스타일 면에서 항상 선정적으로 다뤄져 온 점도 있어요.” Yolanda 씨의 설명입니다. “미디어에서는 흑인의 차림새를 조롱하는 시선으로 다룰 때가 많지만, 트렌드에 한해서는 그렇게 다뤄지는 여러 측면이 결국 유행으로 자리 잡기도 합니다.”

“예전부터 차림새는 흑인이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의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그런 전통을 살리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우리가 스스로, 개개인으로서 정의하는 겁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요.”

이 세션을 위해 선정한 의상은 스타일리스트 Ntombi Moyo 씨와 협력해서 결정했는데, 역설적인 대조를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 무너져가는 공동주택 건물과 피사체의 몸이 대비를 이루도록 구성해 호기심을 자아내는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여기에 특정 기법을 이용해 대조를 한층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총 여섯 가지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전부 표준 렌즈예요. XF16mmF1.4 R WR, XF18mmF2 R, XF23mmF1.4 R, XF33mmF1.4 R LM WR, XF35mmF2 R WR, XF56mmF1.2 R 이렇게 6가지요.”

“제 생각에 표준 렌즈로 찍으면 줌 렌즈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요. 레인지도 표준 렌즈가 더 넓고요. 장비를 완벽하게 준비했어요. 어떤 효과가 필요하든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대비했죠.

Photo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16mmF1.4 R WR, 1/200 sec at F3.2, ISO 800

저는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정말 좋아해요. 와이드 렌즈를 써서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편이고요. 이렇게 찍으면 몸과 얼굴이 약간 왜곡되면서 무척 극적인 효과가 납니다. 이런 기법을 통해 아주 흥미로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어요. 표정을 확실히 강조할 수 있거든요.”

패션은 돌고 도는 법이고, 용도가 바뀌기도 하는 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꾸밈없는 배경을 선택한 결과 날것의 진실한 스타일이 연출되었습니다. 자기 인식의 의미를 담은 플라스틱 인형의 이미지는 청소년에게 미치는 사회적인 압박이 자기 인식이나, 세상에 자기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느끼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타낸 것입니다.

“그냥 장난감이 아니에요. 어릴 때는 외출하기 전에 ‘남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갖춰야 했잖아요. 단순하게 생각한 거예요. 외모에 신경을 써서 가꾼다면 그러지 않을 때보다 사회적인 시련을 덜 겪고,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강화하지 않을 거라고요.

Photos 2022 © Yolanda Hoskey | FUJIFILM X-H2 and XF18mmF1.4 R LM WR, 1/80 sec at F2.8, ISO 800 | FUJIFILM X-H2 and XF23mmF1.4 R LM WR, 1/80 sec at F1.4, ISO 160

“어느 정도 고민이 담긴 개념이지만, 어떻게 보면 억압적이기도 하죠.”

Yolanda 씨의 이미지는 외적인 요인과는 관계없이 모두 진정성 있는 자기표현을 독려하는 외침이자, 자기만의 외모를 차별화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나타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배경과 하이 패션을 나란히 놓고 대비시켰습니다. 저는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본질을 찾았다는 확신이 들 때만 셔터를 누릅니다. 그렇게 해야 공감할 수 있어요. 사진 속에서 개성을 발견할 때 말이죠.

제 영혼도 저 안에 담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