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More than Full Frame" x Chema Madoz

사진은 환상적인 공간

사진이라는 환상적인 공간은 이를 통해 현실을 새롭게 해석합니다. 배치, 배열, 조작하고, 바꾸고, 개념과 감정에 실체를 부여하거나 호흡을 물질화할 수도 있습니다.

GFX100S & GF63mmF2.8 R WR

저는 1980년대에 우연히 사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언어를 다루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이란 보는 사람이 나중에 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 해석을 연출하는 셈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일입니다.

나 다운 스토리를 전달할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았고 악세서리와 같은 모든 걸 내려놓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본질을 추구하기 시작하고, 저는 사람이란 하나의 요소라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피사체가 바뀌게 되자 사물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고, 점차 장비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추구하던 작업에 더욱 적합한 중형 카메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훨씬 여유로우면서도 이미지에 나타나는 모든 것이 저마다 자리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광을 활용하여 카메라와 삼각대만으로 가능한 적은 요소들로 작업하는 것, 금욕적이면서 스파르타적인 이 생각이 프로세스 전체에 있습니다. 나머지는 머리속에 있는 생각을 누구에게나 보일 수 있도록 작업하는 것 입니다.

사진의 피사체가 된 사물은 제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인생을 다양하고 풍부하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GFX100S & GF63mmF2.8 R WR

그리고 사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물은 카메라 반대편에 존재하지만 카메라 자체도 또 다른 사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GFX100S로 작업할 수 있었던 덕분에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의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것처럼 “만물을 꿰뚫는 눈”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거리를 둔다면 GFX100S의 진가를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