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30 Matthieu Paley

GFX Stories: Matthieu Paley x GFX 50S FW Ver 4.00

Matthieu Paley

Matthieu Paley는 프랑스 태생으로, National Geographic 잡지 소속 사진가로서 세계 곳곳에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Matthieu는 아시아에서 20년을 살다가 최근 포르투갈로 이사했습니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지역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주력하며, 특히 문화 및 환경과 관련된 사안에 열중하는 작업을 많이 합니다. Matthieu는 십 년간 아프가니스탄의 키르기스 유목민이 사는 가혹하고 무자비한 삶의 방식을 끈질기게 좇으며 기록으로 남긴 끝에, 지난 2011/2012년에 “Stranded on the Roof of the World”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National Geographic 사진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그 이후 쭉 National Geographic 잡지(지면)와 온라인 에디션에 십수 점의 사진을 게재하였으며, 그중에는 식량과 인간의 이동에 관한 세계적인 규모의 테마도 있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수상 경력에 빛나며(가장 최근의 예로는 2017 세계보도사진상과 올해의 사진가 국제상이 대표적), 작품집도 여러 권 출간했습니다. 그가 촬영한 순수 미술 회화작품 사진은 세계 곳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Matthieu는 National Geographic Expedition과 사진 캠프에서 자주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이 프로젝트를 터키, 몽골과 인도에서 진행한 바 있습니다.
 
Matthieu는 사진가로 일하면서 6개 언어를 익혔습니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열의에서 비롯된 향학심이 이미지에 어떤 친밀감을 담아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paleyphoto을 팔로우하세요.

푸른 빛 

저는 Matthieu Paley라고 합니다. 지난 20년간 프리랜서 사진가로 일해 왔으며 이름난 주요 잡지는 대부분 함께 일한 적이 있고, 비정부 단체와도 협력한 적이 있습니다. 작품을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한 사례도 많습니다.

제가 Fuji와 함께한 지 이제 5년이 되었습니다. National Geographic 잡지에서 의뢰받은 프로젝트에 GFX 50S를 사용한 것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의 와칸 회랑(Wakhan corridor)에서 촬영한 프로젝트였죠. 고지대에서 5주간 트레킹을 하면서 이동했는데 전기는 물론이고 길도 험한 환경이었습니다. 저는 GFX 50S가 그 정도로 극한의 날씨, 흙먼지를 잘 버텨낼 줄은 몰랐고 정말 튼튼하다는 데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그전까지만 해도 이런 야생의 척박한 환경에 디지털 매체 형식의 카메라를 가져가는 것이 애초에 가능하리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게는 이 일이 무척 획기적인 사건이었던 셈입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카메라를 시험 삼아 써본 끝에 제가 결국 FUJIFILM을 선택한 까닭은, 이 브랜드의 카메라가 가지는 촉각적인(tactile) 측면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컬러 프로필로 선정된 색상과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진을 찍을 때 색상에 무척 크게 좌우되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필름 사진을 찍었는데, 항상 제 사진이 “필름 카메라” 느낌을 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FUJIFILM에서 새로 출시할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부탁했을 때, 새 컬러 프로필을 써볼 생각에 기대가 무척 컸습니다. 새로 선보이는 “Eterna”의 설명을 읽자마자 얼른 써보고 싶었죠.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적합한 부드러운 색상과 깊은 섀도우 톤.” 부드러운 색상과 깊은 섀도우란 제가 이미지를 보정할 때 항상 기준으로 내세우는 요소입니다. 저는 항상 제 사진에서 섀도우부를 “공개(opening)”하는 편을 선호해 왔습니다. 이미지에 포착된 모든 것을 잘 보이게 하고, 이미지의 일부를 감춰버리는 과도한 대비는 피하는 편이죠. 열심히 찍은 이미지의 일부분을 굳이 감출 이유가 없잖아요?

이미지를 보자마자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약간 녹색 빛이 나는, 푸르스름한 색조를 띠었거든요. 새 소프트웨어를 어디 가서 테스트해볼까 고민하면서, 주변 환경이 푸른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나름대로 이 사진 프로젝트는 “파랑”을 탐구하는 것을 주제로 삼자고 결심했죠. 다행히 지금 사는 곳이 포르투갈 아라비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입니다. 가족과 함께 푸른 빛 바닷물을 찾아 해변을 두어 곳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2년 전에 평범한 밴을 캠퍼밴으로 개조하여 포르투갈 곳곳을 돌면서 “밴 여행”을 자주 즐기고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두 아들과 함께 밴을 몰고 아라비다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해야 하니 GFX를 가져가고,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편인 GF45-100mmF4를 포함해 렌즈도 몇 개 챙겼습니다. 이 렌즈는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고, 덕분에 적어도 1 f/stop은 버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해가 진 직후의 빛이 드는 잠깐의 순간에 무척 유용하죠. 이외에 GF45mmF2.8과 광각 GF23mmF4도 가져갔습니다. 저는 평범한 장비를 선호하는 사진가라서, 이 정도 키트로 제가 필요한 사진의 90%는 충분히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야외 촬영을 나갈 때 항상 백업 카메라로 소형 X100F 카메라도 챙깁니다. 이 카메라와 이런 습관 덕분에 살았다고 안도한 적이 꽤 있죠! 한번은 파키스탄에서 이 소형 카메라 한 대로 프로젝트 전체를 촬영했는데, 나중에 National Geographic 잡지에 실렸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단 밴 안에서 촬영을 시작하고, 아름다운 아라비다의 풍경 속에서 산책하면서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AF 속도가 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조도가 낮고 대비가 강한 상황에서 이 점을 명확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시간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빛을 담을 수 있는 순간이라서, 이런 조건에서 포커스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은 제게 중대한 개선점입니다.

처음에는 두 아들과 낚시를 나갔는데, 가는 길에 아름다운 붉은 바위층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짙은 푸른 빛 하늘과 어우러져 제가 추구하는 미적인 가치에 아주 가까운 장면이 나왔죠. 저는 탐사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고 그런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죠. 카메라와 렌즈 두 개를 가벼운 슬링백에 넣고, 걸으면서 손쉽게 꺼내어 쓸 수 있게 준비합니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면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기울일 때가 많은 것도 제 습관입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면 모델이(제 아들들마저도) 카메라를 덜 “의식”하는 것 같거든요. 사진가가 모델에게 너무 “들이대지” 않는 느낌이죠. 제게는 이것이 아주 원초적인 문제입니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이 긴장을 풀고 편안해야 마음을 열기 쉽고, 그 사람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겉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강렬한 이미지가 도출된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입니다.

저희 가족은 등대 아래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 식사로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은 뒤 경치 좋은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걸어서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가본 적이 없었지만, 아내가 아는 곳이라, 정말 근사한 조망점으로 일행을 안내했습니다. 절벽 꼭대기에서 다양한 푸른 빛이 발아래 펼쳐지는 조감도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해안 가까이에는 작은 섬이 점점이 보였습니다. 풍경 사진을 찍기 정말 좋은 장소였죠. 작은 점처럼 찍힌 사람들이 자연 풍경의 규모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드디어 해변에 도착하자, 차가운 대서양 바닷물에서 바다 수영을 즐길 순간이 왔습니다. 저는 GFX를 들고 물속으로 들어가 두 아들의 수영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는 원래 일 년에 몇 달씩 프로젝트 때문에 출장을 나가는 편이라, 이번 일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 카메라와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