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1 Toshimitsu Takahashi

Different Breed: Toshimitsu Takahashi x X-Pro3

Toshimitsu Takahashi

Born on 2 February in 1963 in Komatsu JAPAN.
After working at a design production, established the TAKAHASHI TOSHIMITSU DESIGN OFFICE in 1994. Alongside being an art director, designer, and photographer, committed in photographic creativity works focused on
EXHIBITION
1983 [FACE]
1985 [WHAT’S GOING ON.]
1993 [IJINDENSHIN]
2011 [SNAPS] at Kanazawa, at Tokyo
Member of JAGDA
Member of KANAZAWA Art Directors Club

X-Pro3와 함께 한 노토 반도 여행

풍부하고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본거지인 노토 반도. 아나미즈를 지나 불모지 노토에 들어서면 일본 본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치가 특별하지는 않지만,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수수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제게 있어 노토의 이미지는 이탈리아, 특히 제가 수년간 가장 좋아했던 사진 촬영지인 시칠리아 섬과 닮아 있습니다. 일본해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이 반도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대륙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지만, 본토 쪽 바다는 매우 평온하고 경치도 부드럽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바다 쪽에 위치한 스즈의 해안가에는 염전이 늘어서 있어, 시칠리아의 트라파니 주변과 매우 비슷합니다. 생산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소금은 바람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는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칠리아에도 “노토”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저는 그 이름 이외에 특별히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일종의 유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X-Pro1를 통해 X 시리즈를 처음 접했습니다. 이후 X-E1, X-E2, X-T1, X100…. X 시리즈로 수일간 시칠리아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추억과 사진이 탄생했습니다.

Sicilia Cefalu 2013, X-E1 / ZEISS Touit 2.8/12

Sicilia Catania 2015, X-T1 / XF35mm F2 R WR

Plocida 2017, X100F

저는 X 카메라 중 Pro 시리즈를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Pro1에서 Pro2가 출시되면서 더욱 세련되지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사진 촬영의 측면에서 대단히 개선된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X-Pro3을 받았을 때 전면은 이전 모델과 거의 비슷했지만 뒤로 돌린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스크린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개선된 성능과 신 기능을 찾지만, 이것은 마치 기능의 측면에서는 한 발짝 퇴보한 것 같았습니다. 애로우 패드도 없었죠. 깔끔해 보이기는 했지만, 정말 이대로도 괜찮은 것일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실, 스크린을 보려면 디스플레이를 열어야 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는 스크린을 닫아 둔다는 것은 별다른 이점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기본으로의 회귀”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결정을 보류한 채 일단 한 번 작업을 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전보다 더욱 희망에 부풀어 노토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두 개의 렌즈를 이용하여 X-Pro3로 촬영한 야생 키리코 축제

노토의 여름은 축제로 물듭니다. 거의 매주 어딘가에서 기리코 축제가 열립니다. 저는 노토에 매료된 호주 사람Benjamin Flatt이 운영하는 노토마치 야나미의 B&B 플랫 바이 더 시 (Flatt’s by the Sea)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야나미의 연간 키리코 축제의 날은 매우 특별한 날로 모든 도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요바레”라는 행사를 합니다. 이 행사는 키리코 (등)를 어깨에 매고 가까운 손님들에게 축제 음식을 대접하는 행사입니다.

저는 XF35mmF1.4 R과 XF16mmF2.8 R 렌즈로 키리코 사이를 누비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튼튼한 소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X-Pro3의 오토포커스가 다소 열악한 조명 조건에 대처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어둠 속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XF35mmF1.4 R는 X-Pro3에 장착하자 완전히 다른 렌즈 같았습니다.

희미한 조명 조건에서도 탁월한 기능

와지마시 몬젠에 있는 소지지 소인 신사의 새벽 4시입니다. 바깥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도제가 기상을 알리는 종을 들고 달려갑니다. 희미한 불빛 속 신사 전체에 긴장감이 감돕니다. 전자 셔터를 무음으로 설정했습니다. X-Pro3의 오토포커스가 곧 제 기능을 할 것입니다. 신사는 아직 어둡지만 전자식 뷰파인더의 이미지는 탁월한 대비 효과 덕분에 매우 밝습니다. 희미한 불빛에도 불구하고 저는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도제들의 집중하는 표정을 쉽게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와지마 누리 칠기, 나나오 간장 양조장, 스즈의 염전 등 다양한 장소를 여행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오자와 어항에서 만난 노인들은 저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뻐했습니다. 일단 자리잡고 앉아 대화를 시작하자 멈출 줄 몰랐습니다. 서로 바통 터치를 해가며 대화를 이어가다가 해가 지는 것도 몰랐습니다. 이 또한 제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시칠리아를 연상시켰습니다.

다시 한 번 노토를 방문했을 때에는 현지인들의 매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X-Pro3를 통해 느끼는 뷰파인더에 대한 존중

후면 패널 모니터를 닫고 사진을 찍을 때는 불가피하게 뷰파인더를 보게 됩니다. 저는 거의 모든 사진의 구상을 뷰파인더를 통해 잡습니다. 뷰파인더에서 눈높이에 맞지 않는 흥미로운 로우 앵글 및 하이 앵글 샷을 촬영하거나 뷰파인더 없이는 놀라운 결과를 도출할 수 없음을 전혀 알지 못하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후면 패널 모니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저는 포트폴리오를 촬영하면서 뷰파인더를 통해 직접 피사체를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다소 극적일 수는 있지만, 제게는 이것이 사진 촬영을 허락한 친절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식입니다.

제 사진은 저만이 아니라 피사체의 소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X-Pro3를 통해 모니터를 닫으면서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진 촬영이 주는 심플한 기쁨

그렇게 노토 여행에서 저는 X-Pro3를 손에 들고 이상하리만치 희망에 찼습니다. 후면 패널 모니터를 닫은 상태에서는 메뉴 조작 등을 하는데 어느 정도 지장이 있었지만 익숙해지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타 정보 소스를 차단하게 되면서 사진 촬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보기에 대한 강박이 있었는데 얼마 안되어 미리보기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리보기를 할 시간에 뷰파인더에 눈을 두고 셔터 버튼을 누르면서 다음 촬영 준비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카메라가 모두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이 제품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특별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티타늄 본체의 질감, 그립감 및 카메라 전체적으로 깃들어 있는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런 측면에 끌리는 사람들을 위한 카메라일 것입니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많지만 “이것이야말로 내가 사진을 찍고 싶은 바로 그 카메라”라고 말할 수 있는 카메라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X-Pro3야말로 바로 그런 카메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