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1

X100F "Common Sense": Mathias Benguigui x Eric Bouvet

저는 십 대 시절에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에 대해 열렬히 탐독하곤 했습니다.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일로, 처음에는 상업 사진과 광고 사진을 주로 작업했죠. 2015년에 EMI-CFD 교육을 시작하면서 드디어 첫 사진 르포인 “TAO”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유기농 제품으로 전향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농부의 사연을 담았죠. 그때쯤 X100 시리즈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Tao의 일상생활을 가능한 한 가장 가까이에서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었거든요.

 X100은 모양과 작은 크기 덕분에 팔꿈치 아래 끼고 다녀도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사진을 촬영하는 피사체와 인간적인 교류를 나누려고 하는 편입니다. 상대방이 저를 그저 사진가로만 여기지 않게 되는 것이 특징이죠. 

 2016년 7월, 학교 프로젝트로 처음 제작한 이 작품 덕분에 Paris Match Student Prize “자연과 환경” 부문에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전문 사진가로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고 첫 보도 사진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죠. 저는 프로젝트를 연이어 진행하면서 서사 면에서나 사진으로 전하는 스토리텔링 면에서나 저만의 고유성을 형성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다큐멘터리와 전력을 다 바치는 방식이 제 고객들이 원하는 작업 방식이기도 합니다. 

 저는 2018년 9월부터 2018~2019 시즌에 대비해 “파리 오케스트라(Orchestre de Paris)”를 위한 “Carte Blanche” 제작을 진행해 왔습니다. 

 몇 년 동안 여러 브랜드와 축제를 고객으로 활동했고, 팝/록 및 월드 뮤직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제작한 경험도 쌓았죠. 클래식 음악과는 사뭇 다른 현대 음악을 경험한 덕분에 “파리 오케스트라”에서 저와의 공동 작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제 작업에 큰 자극이 되어주지만, 동시에 몇 가지 어려움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독창성과 저만의 감성을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제한된 환경에서 고객이 원하는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문제가 대표적이죠. 2019년 9월은 새 시즌을 맞아 Carte Blanche 두 번째 작업을 시작한 시기인데, 다소 어려운 이 프로젝트에 도전하면서 X100F 덕분에 무척 즐거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무음 전자식 셔터가 특히 저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었습니다. 작업 환경이 기존 DSLR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파리 오케스트라”는 “파리 필하모니 음악당(Philharmonie de Paris)”이 활동 거점인데, 음악당 자체가 참 멋진 곳이라 경치를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채광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X100F에는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24MP CMOS 센서가 탑재되어 있고, ISO가 높은 고화질 이미지가 훌륭하게 구현되어 무척 유용합니다. 덕분에 RAW 파일에서 필요한 편집 가능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필름 카메라로 찍으시는 거예요?”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 주자가 첫 리허설 때 잔뜩 기대하며 한 말인데, 아직도 이때 생각을 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살다 보면 “외모”가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과 눈에 잘 띄지 않는 수수한 Fujifilm X100F를 가지고 다가가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2016년 말에는 첫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으로 향했습니다. “Aegean Exiles”는 같은 땅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민에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를 서로 엮어내려 한 프로젝트입니다. 첫 번째는 1922년 소아시아에서 추방된 그리스인들의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2015년 이후 섬에 유입되고 있는 현시대의 난민들에 관한 이야기죠. 

 

 

 저는 촬영할 때 주로 35mm 단초점 렌즈를 쓰고, 짐을 가볍게 하여 다니는 편입니다. X100F는 제가 하는 작업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죠. 저한테 필요한 설정은 조리개, 셔터 스피드와 ISO뿐인데 이런 설정을 쉽게 찾을 수 있거든요. 이렇게 기술적으로 단순하다는 점에서 촬영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파트너입니다. 

 오는 2월에도 가방에 Fujifilm X 시리즈 카메라를 넣고 여행을 떠날 참입니다. “Aegean Exiles”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계획이거든요. 이 프로젝트는 책으로 출간할 생각으로 작업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