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2

A Romantic Encounter with GF30mmF3.5 R WR

GF30mm F3.5R WR은 Fujifilm에서 개발한 중형포맷 카메라 렌즈인데,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 35mm환산 기준 23mm에 해당하는 초점거리를 가지고 있고, 광각과 초광각의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매력을 느낀 부분은 작은 크기, 그리고 처음 손에 잡아보았을 때 느낀 탁월한 질감이었습니다.

GF30mm F3.5R WR의 사용기로 말할 것 같으면, 초광각 렌즈에 아주 가까운데 이런 경우 저는 사진을 통해 근사한 장면과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거창한 목표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대중적이고 보는 사람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GF30mm F3.5R WR을 체험해보지 못한 사진가라면 장면과 아이디어의 복잡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카메라 렌즈만의 “특징적인 사진 퀄리티”를 마음껏 만끽할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GF30mm F3.5R WR에는 카메라 렌즈로서 어떤 특징이 있길래 초광각에 아주 가깝다고 표현한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해상력, 주변부 해상 특성과 왜곡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렌즈의 해상력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드리기 위해 102메가픽셀 GFX100을 사용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고 리터칭하는 과정 전체에 걸쳐 저희 팀은 Fujifilm의 성실성과 강점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해상력이 매우 뛰어나고 주변부 해상특성이 훌륭했으며, 최종 결과물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제 왜곡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촬영 계획을 짤 때 왜곡은 단연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간단히 말해, 중요한 것은 시각적으로 불편한 느낌을 최대한 피하면서 “와이드 앵글의 원근감”을 적당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 저는 상업 사진가로서 GF63mm, GF110mm 및 GF120mm와 같은 중간 포커스 거리 렌즈와 중장거리 포커스 렌즈를 선호합니다. 저는 고객(광고업체 및 유명 브랜드 등)의 요청에 따라 일할 때 주로 촬영물의 정확도와 완성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입니다.

처음 GF30mm F3.5R WR을 받아보았을 때는 정물 촬영을 계획하여 렌즈 왜곡을 피하면서 공간적 관계와 시각적인 포커스를 통해 와이드 앵글 특유의 원근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샘플 사진도 역시 좀 더 대중적인 사진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인물사진으로 장르를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와이드 앵글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 사진 속 인물이 머리는 작고 다리가 지나치게 긴 데다 발이 무척 크게 나와서 보기 불편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반면 편평하고 일반적인 시각적 앵글에서 원래의 포커스 길이가 가지는 원근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경우 보는 사람이 공간적 관계나 앵글 관계를 통해 포커스 길이를 추정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이목구비의 균형이 완벽한 사람의 얼굴을 흔히 “이마 길이 x 3, 눈 길이 x5″로 표현합니다. (헤어라인에서 눈썹 가운데까지의 거리, 눈썹 가운데에서 코 맨 아래까지의 거리와 코 맨 아래에서 턱 끝까지의 거리가 같고 얼굴 가로 길이가 눈 길이의 다섯 배인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완벽한 비율의 모델을 만나는 일은 드물죠. 그래서 사진가는 모델의 이마 길이가 길면 시각적으로 얼굴의 윗부분을 줄이고, 아랫부분을 늘리는 효과를 주기 위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점을 활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근사한 사진이 찍힙니다.

모델의 눈 사이 거리가 가까운 경우, 공간적 연장 효과를 활용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델의 상체 길이가 비교적 긴 편이라고 해도, 시각적 편차(visual deviation)를 활용해 다리가 더 길어 보이는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참고로, 이렇게 찍어도 모델의 발이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렌즈 왜곡 없이 인물사진 촬영을 마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보통 포커스 길이가 길면 빛의 간섭이나 실수가 발생할 확률이 낮습니다. 와이드 렌즈일수록 조명을 배치하는 과정이 까다롭죠. 이 글에서는 그런 부분을 자세히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이제 제가 선택한 카메라 GFX100 이야기를 해봅시다.

저는 주로 하는 작업의 특성상 촬영한 작품을 크게 확대해 출력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카메라의 픽셀이나 색 심도에 아주 까다롭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반 35mm 센서 카메라보다는 디지털백(digital back)이나 중형 카메라 렌즈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생업으로 삼은 현역 사진가로서, 만족스러운 픽셀과 색 심도를 갖췄다는 전제하에 훌륭한 카메라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크게 4가지라고 봅니다. GFX100도 그런 이유로 선택한 기종이고요.
 
우선, 지구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업 환경이 완벽하지 않을 때도 있고, 여러 가지 조건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용하는 장비가 너무 허술하거나 전원 공급이 불안전한 경우, 연기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 작품은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3종 방지 기능”(추락에 의한 충격 방지, 내후 처리 및 방진 처리 완료)을 갖춘 GFX100는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인 셈입니다. 또한 GFX100은 일반적인 중형 카메라보다 배터리 수명이 훨씬 깁니다. 또한 보조 배터리에서 충전할 수도 있으므로 지구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둘째로 포커스 정확도와 포커스 속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화질이 아무리 훌륭해도 포커스가 정확하고 빠르지 않으면 후반 작업에 최고의 실력자를 기용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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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가격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처럼 사진을 생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장비 품질을 가격 하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프로덕션 용량이 중요합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장비를 찾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제 경우 GFX100은 100메가픽셀, 16비트 색 심도의 중형 카메라로서 현재 시중에 나온 모델 중 매우 비용 효율적인 기종입니다.

마지막으로 외형 디자인, 카메라 크기와 무게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기존 디지털백 카메라 유저로서 5kg이 넘는 카메라와 렌즈를 옮기는 데 이골이 났습니다. GFX100은 그 기준에 따르면 전보다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또 한 가지 제가 GFX100에 끌린 이유는 완조립 상태로, 일체형의 간결함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기존 디지털백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사각형 디자인을 보면 편리한 사용감을 짐작할 수 있고, 덕분에 사진가로서 더욱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흔히 쓰이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일을 잘 해내려면 우선 도구부터 예리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말이죠. 나에게 최선인 것이 가장 좋은 법입니다. 시간을 들여 마음에 드는, 가장 적합한 도구를 찾아내고 수고가 좀 들더라도 가장 마음에 드는 초점거리를 탐구한 다음 감당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사양이 뛰어난 최고가 장비를 구입하세요. 이런저런 장비를 써보면서 헤맬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나에 정착해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에너지와 집중력은 사진 촬영 자체에 도로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작업물의 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요.

사진가 여러분이 제 샘플 사진과 이 글로써 공유한 제 경험을 즐겁게 감상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사진의 근원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순간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만끽한다는 원래의 의도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틀림없이, 옳은 일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