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6 Tsutomu Endo

26마일의 다리

Tsutomu Endo

스케이터, 스노우보더로서 일본알프스의 산자락 아즈미노에서 자랐다. 90년대부터 스노우보드 문화에 포커스 하여 사진가로서의 일을 시작했다. 스노우보드 포토그래피를 주업으로 하면서 아트 표현 탐구와 자연, 문화등 약동하는 지구의 빛과 생명의 조화를 찾아 계속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작품집으로 18년간의 보드 히스토리와 삶을 그린 「inner focus」(소학관)가있다.

회색 하늘에 바람이 소용돌이친다. 알래스카에 도착한 뒤 얼마간 태풍이 계속되었다.

Haines의 마을에서 산악방면으로 26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오래된 다리, 그 다리를 건너서 좁은길을 따라 들어가면 Ryland의 오두막이 있다.

나와 Kei는 매일아침 그 오두막을 방문하여 Ryland와 그의 동료들을 만나, 거기에서부터 설산에 다니게 되었다. 그들이 “Old Faithful”이라고 부르는 산은 바다와 산악지역의 중간쯤에 위치 해 있어서, 바다에서 생긴 습기를 머금은 구름이 머물기 쉬워서 많은 눈이 내린다. 올 겨울은 따뜻한 편이라 알래스카 지방 눈의 컨디션이 어려울 것이라 들었지만, 계속되는 태풍사이 잠깐 개는 틈을 타 수시로 그 산에 오를 수 있었다.

수시로 내리는 눈과 기복이 심한 산의 형태. 그곳은 스노우보더들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여기에 오고 시간이 지나 주위의 상황을 알수록, 나와 Kei는 우리가 아주 훌륭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키 리조트가 없는 이 와일드한 필드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려면 헬리콥터나 노우모빌이 필요하다.

하지만, 태풍속에서 헬리콥터가 날 수 없는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소유하고있어 평소에는 그것을 타고 설산에 오른다. 그것이 이 지방 스노우보더의 모습이었다. 나는 알래스카의 장대한 산과 그곳에 사는 스노우보더의 일상을 찍기 위해 온 것을 이야기하고,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촬영하는것은 설산의 상태가 안정되었을 때만 가기로 모두와 이야기 했다.

“알래스카 헬리콥터 보딩은 웨이팅게임이라구. 날씨가 안좋으면 3주를 기다려도 못 타는 경우도 있다니까. ” 이곳을 잘 아는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장대한 자연 사이클처럼, 여유롭게 산과 마주하는 그들으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머신을 사용하는 스노우보딩에 익숙하지 않은 나도 베티라는 이름의 빨간색 스노우모빌을 받아, 그것을 운전하며 그들을 따라가는 날들이 이어졌다.

언제든지 새로운 경험을 하는것은 기쁜 일이지만, 1300M 이상 표고차를 한번에 달려올라가는 머신을 조종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하루가 끝나면 머신을 조종한 몸은 완전히 피로해서 핸들을 잡았던 손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에 온 후 왼쪽 종아리가 매일아침 경련을 일으켜 잠이 깨기까지 했다.

머신을 유지하는데도 손이간다. 오일 보충, 소모부품 교환 외에도, 험한 길과 급경사면을 달리기 때문에 머신에 부담이 많이 가서, 고장이 잦다. 그런 모든것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면 여기에서 스노우보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것이다. “10번 산에 올라가면 5번은 동료 누군가의 머신이 말썽을 피운다니까” Morgan가 웃으면서 말한다. Ryland의 오두막에는 사용하지 않게 된 스노우모빌이 서너대 굴러다닌다. 그들에게 있어 스노우모빌은 일상적인 탈것이라, 페어뱅크스에서 태어난 Morgan은 8살부터 모빌을 운전했다고 한다.

마을에 내리는  비는 표고 600m정도부터 눈으로 바뀌어, 우리가 어제까지 타고 내려온 라인은 소리없이 지워진다. 북위 60도에 달하는 이 지방은 일조시간이 길어서 밤 9시정도까지 밝다. 산의 컨디션이 나쁜 날은 캠핑카를 경치가 좋은 장소로 이동하여 느긋하게 보냈다. 떨어진 엘크의 뿔을 찾으러 나가거나, 눈을 마주친것 처럼 느껴지는 돌맹이를 주우며 강가를 산책하거나,  원주민인 트링깃족이 사는 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오래된 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사는 알버트씨는 고(故) 호시노 미치오씨 (일본의 사진가)와 교류가 깊었던 인물로, 우리는 모험 이야기나 알래스카에 사는 동물의 이야기를 들으러 몇번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나와 Kei는 각자 알래스카를 마음에 담고 있었던 것이다.

파란 하늘에 태양. 10일이상 계속된 태풍은 서서히 물러가고, 험준한 산자락에도 온화한 봄이 찾아오려고 하고 있었다. Ryland의 오두막을 둘러싼 숲에서는 수많은 산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숲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색을 연주하는 Thrush(지빠귀)나 열심히 구멍뚫기에 정성을 쏟는 딱따구리, 그 상공엔 흰머리독수리가 춤을 춘다. 오늘도 산에서 내려와 언제나 그렇듯 또 다리를 건넌다. 이 지역에 와서 이 오래된 다리를 몇번이나 건넜을까. 언젠가부터 여행의 거점이 된 다리의 오래된 철의 느낌이 좋았다. 이 다리도 내년에는 철거되어 있을것이다. 여기에서 10마일 떨어진 곳에 광맥이 있어, 채굴을 위해 오래된 다리 옆에는 이미 큰 다리가 건설을 시작하고 있었다.

쾌청한 4월 내 생일날, 약 3주간을 함께한 동료와 Old Faith의 정상에서 광대한 경치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세계에서 또 한군데, 돌아올 장소가 생긴 것 같군.” 내가 보아 온 세계의 스노우보드 환경 중에서도 여기가 특별히 와일드한 환경인 것은 말할것도 없고, 이 지역에서 스노우보드와 마주하는 그들이 상당히 중요한 존재라는 것도 사실이다. 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알래스카에 있는 작은 커뮤니티의 이야기. 기록과 전달, 표현, 나는 그런 사진의 표현을 자유롭게 오가며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여행을 계속 하겠지.  카메라를 손에 들고, 만남의 기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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