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2 Norifumi Inagaki

XF30mmF2.8 x Norifumi Inagaki

Norifumi Inagaki

Born in Tokyo in 1970, Norifumi Inagaki worked part-time in a newspaper photo publishing department before becoming a freelance photographer. Beginning with China's Silk Road, he has visited over 50 countries and regions, including Antarctica. His publications include a collection of photos, Tairiku Rōnin (Wanderer of the Continents), and the photo essay Tabi, Tokidoki Leica (Travel, and Sometimes Leica). He is a member of the Japan Photographic Society.

스냅 촬영 사진의 명인 카르티에 브레송은 거의 모든 작업에 스탠더드 단렌즈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촬영한 연도에 따라 렌즈의 표현 능력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진가의 시선은 그 사람의 작품 전체에서 한결같이 느껴집니다. 단 1인치도 공간을 남겨두지 않는 프레이밍이란 도저히 질릴 수가 없습니다.

표준 렌즈의 세상은 극히 심오합니다. 카메라 앵글과 조리개를 조절하면 광각이나 중망원 렌즈 같은 효과를 둘 다 연출할 수 있습니다.

낮은 앵글로 촬영해 하늘을 가리키면 광각과 비슷한 소실점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건물이나 벽면과 마주한 경우, 망원 렌즈의 압축 효과가 느껴지고요. 브레송의 이미지는 렌즈 다루는 법의 교과서 같은 작품들입니다.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제 경우, XF35mm를 항상 표준 렌즈로 사용해 왔습니다. 30mm는 약간 시야가 넓게 느껴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위치에서 반걸음 앞으로 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35mm로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저는 보통 대화를 나누기 좋은 거리에서 약간 뒤로 물러나서 시작합니다. 반면 23mm의 경우,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광각 왜곡이 발생합니다. 30mm는 대화를 나누기 좋은 거리에서 가로 방향이나 세로 방향으로 인물사진을 찍기 좋은 시야인 것 같습니다.

매크로 렌즈는 보케(bokeh)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아니지만, f/2.8 조리개를 사용하면 눈동자만 제대로 조준하면 얼굴 전체에 포커스가 잘 맞고, 디테일은 유지하면서 배경은 근사하게 블러 처리됩니다.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이 렌즈는 조리개를 활짝 연 설정으로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며, 풍부한 3차원 느낌으로 넓은 시내 풍경을 포착합니다. 4020만 화소 해상도의 바디 덕분에 GFX와 마찬가지로 선명하면서 매끄러운 피니시가 보장됩니다. 전에는 X 마운트 카메라에는 고해상도 바디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제 생각이 틀렸더군요.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지금까지는 늘, 표준 매크로 렌즈야말로 프로의 장비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사진가 보조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평소 쓰는 렌즈로 표준 매크로 렌즈를 애용하는 프로 작가들을 동경했거든요. 표준 매크로 렌즈는 늘 필수적인 렌즈는 아니지만, 클로즈업 사진부터 인물사진과 풍경 사진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쓸 수 있는 다목적 렌즈입니다.

전반적으로, 매크로 렌즈의 배율이 높아질수록 빛의 양이 줄어들고 노출 보상이 필요해집니다. 또한 당시 SLR 카메라의 광학 뷰파인더로는 포커스를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렌즈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프로에 가까워진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나온 XF30mm는 배율을 1:1로 하고 촬영할 때조차 골치 아픈 노출 보상이 필요 없습니다. 렌즈가 렌즈 배럴 끝에 붙어 있는데, 배럴이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고 그 대신 렌즈가 안쪽으로 들어가 포커스를 맞춥니다. 렌즈 배럴의 씰링이 잘 되어서인지, 모터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이고 AF도 극히 빠릅니다. 포커스가 얕아지는 매크로 범위에서조차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렌즈와 피사체 사이 최단 촬영 거리는 겨우 1.2cm밖에 안 됩니다. 배율 1:1로 클로즈업 사진이 가능한 데다 번거로운 노출 보상까지 필요 없다는 사실만으로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하고 당황하게 됩니다. 사진가는 프레임에 집중하고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되거든요.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H2 & XF30mmF2.8 R LM WR Macro

청개구리 사진을 찍어봅니다.

조금씩 거리를 점점 좁히면서, 스크린 전체 크기에 도달할 때까지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개구리의 손끝까지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개구리가 렌즈 배럴에 손을 얹더니 카메라에 기어올랐습니다.

곤충 백과사전에서나 볼 듯한 나비 날개 클로즈업 촬영도 시도해 보았습니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약 10일간 번데기로 지낸 뒤 나비가 됩니다. 애벌레 시절부터 제 모델이었던 나비는 부화 후에도 카메라 소리에 놀라지 않고 제 사진에 잘 협조해주었습니다.

배율 1:1에 가깝게 이미지에 접근하자 날개에 마치 생선 몸처럼 겹겹이 쌓인 비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늘에 진 그림자 덕분에 3차원으로 보입니다. 새까만 반원형의 눈을 클로즈업하면 그물 모양의 겹눈이 보입니다. 이번에도 저는 매크로 렌즈의 기술 혁신에 경탄했습니다.

매크로 범위에서는 포커스가 극히 얕아지기 때문에 매뉴얼 모드로 포커스를 조정하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AF 모드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매뉴얼 포커스로 피사계 심도를 조정하기란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이미지는 클래식한 후지논 이미지답게 나왔습니다. 선명하지만 뻣뻣하게 굳은 감이 전혀 없죠.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X-T5 & XF30mmF2.8 R LM WR Macro

표준 렌즈를 고르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매크로 렌즈는 필수지만, 조리개를 넓게 열고 얻을 수 있는 보케를 버리기는 어렵죠.

사실 제 입장에서는 둘 다 절대로 포기할 수 없어서, XF30mm Macro 렌즈는 새로운 제 일상 렌즈가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럼 XF30mm Macro와 함께 쓸 광각 렌즈는 뭐로 택하지…?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X-T5 & XF30mmF2.8 R LM WR Mac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