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08

X-T5 x Sidney Léa Le Bour

후지필름 카메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16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프로 사진가로 활동한 지 2년이 되었고, 여행을 많이 다녔었죠. 후지필름 카메라는 작고 가벼워서 보자마자 반했습니다. 담당팀에서 X-T2를 믿음직한 XF16-55mmF2.8 R LM WR렌즈와 함께 테스트해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 버전이 당시 제가 갖고 있던 장비와 동급이면서도(5D Mark II에 24-70mm 2.8 장착) 오토포커스 속도는 더 빠르고 조도가 낮을 때 기능이 훨씬 우수했기 때문에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나중에 이외에 신형 렌즈 2종을 더 테스트해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XF10-24mmF4 R OIS WR로 제가 평소 기업 건축물 사진을 자주 촬영하기 때문에 선택했고 다른 하나는 XF50-140mmF2.8 R LM OIS WR로, 여기에 FUJINON XF1.4X TC WR 텔레컨버터를 함께 사용해 거리가 멀 때나 보도 중에 피사체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2016년 이후 현장에서 애용했던 렌즈로, 그중에는 촬영 조건이 가혹할 때도 많았습니다. 저는 보도사진가로서 최근 미립자나 유독성 매연이 가득한 광산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환경은 전자제품에 부담이 많이 가고, 장비를 사용하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초반에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광학 장치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사방이 먼지투성이라서, 보호 장치로 완전 무장한 박스를 두 개 준비해야 하죠.

X-T5 & XF16-55mmF2.8 R LM WR

제 작품 중 이집트의 석회석 채석장, 인도네시아 유황, 인도 탄광까지 세 개의 연작에서는 비색분석 수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도 후지필름이 높은 점수를 땄습니다. 특히 피부톤 보정 면에서, 후지필름이 제공하는 필름 시뮬레이션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과 색상은 제 작업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아무래도 기술적인 측면에 주목하게 됩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9월 초, “Visa pour l’Image” 사진 페스티벌에서 사진가 친구들과 점심을 먹던 중 후지필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게 브랜드 앰배서더 역할을 제안하더군요. 그달 말까지 제가 원하는 나라에서 여행 연작을 촬영하면 되고,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신제품인 X-T5를 사용해 테스트해보고 출시 시기에 맞춰 함께 공개할 이미지를 찍어오면 된다는 것입니다. 연락을 받은 것이 오후 3시였는데, 오후 7시 정각에 저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할지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런 큰 도전이 또 있을까요!

X-T5 & XF16-55mmF2.8 R LM WR

다행히 저는 도전을 즐기는 편이고, 9월에 계획했던 몇몇 프로젝트는 미룰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수락하고, 카자흐스탄 촬영을 제안했습니다.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나라인데도 많은 사람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남은 곳입니다. 몇 달 전부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서류를 준비할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거든요. 그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카자흐스탄 남쪽에 있는 옛 수도 알마티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중국과의 접경지대에 있는 호르고스부터 러시아 국경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악토베로 이어지는 뉴 실크로드를 따라가고자 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3주에 걸쳐 3,000km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여정입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매일 새 카메라를 들고 사막과 스텝 지대, 파스텔 색조의 번화한 시장, 낙타 떼, 자유롭게 노니는 야생마 등 다양한 피사체를 촬영했습니다. 또한 히치하이킹으로 저를 태워준 사람들, 재워준 이들, 길가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눈 이들도 영원한 순간 속에 담았습니다. 저녁이 되면 그날 찍은 사진을 편집하고요.

X-T5 & XF16-55mmF2.8 R LM WR

새 장비에서는 금세 원하던 목표점을 찾았습니다. 장비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나 메뉴 구성이 기존 버전과 매우 흡사합니다. 바디는 X-T2와 같은 크기인데 이 점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X-T5의 주된 장점은 4천만 화소에 달하는 새 센서가 내장되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화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크롭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100x150cm의 대형 인쇄로 전시를 열 때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 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스포츠나 야생동물 사진에도 아주 실용적입니다. 포커스 길이 때문에 셔터를 누를 때 액션을 일일이 분리할 수 없는 경우, 촬영 후에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두 번째로 커다란 장점은 더 빨라진 프로세서입니다. 특히 조도가 낮을 때 확연히 두드러지는 특징이었습니다. 저는 도심 속의 가벼운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해 실내, 조명 상태가 불량한 방 안이나 야간에 사진을 찍을 때가 많습니다. 전에는 이런 상황에서 오토포커스가 맞지 않거나 포커스를 맞출 수 없어서 뷰파인더에 빨간색 “AF!” 표시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번 100% 성공입니다. 기가 막힙니다!

X-T5 & XF16-55mmF2.8 R LM WR

마지막으로, 평소 사용하는 카메라와 비교해 좋은 점 한 가지는 물론 배터리 수명입니다. 사실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이 배터리는 이전 모델(X-T4)부터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사용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낮 시간에 배터리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정말 편합니다. 이 점은 영상 촬영에 특히 중요합니다. 영상 촬영은 에너지 면에서 훨씬 부담이 크죠.

마지막으로, 이 장비를 어깨에 멘 채 카자흐스탄 평야를 누비며 한 달을 보낸 뒤로 여러 가지 최신 발전 요소를 제대로 이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 장비 컬렉션에 들여왔고, 기꺼이 다음 보도를 위해 아껴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