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의 바다

저는 보도 사진과 인물사진을 주로 찍는 Kristin Bethge입니다. 그간 Zeit Magazine, M Le Monde와 SZ Magazine 등 수많은 국제적인 잡지에 작품을 게재해 왔습니다. 베를린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평생 처음 접한 후지필름 카메라는 X100T였습니다. 2015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학사 논문 프로젝트 촬영에 사용했고요. 파벨라 마레의 주민 4명을 주인공으로 한 사진 연작이었습니다. 그러다 브라질에서 어느 국제적인 잡지의 의뢰를 받아 처음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을 때는 후지필름 X-T2를 선택했습니다. X-T2를 들고 아마존 우림으로 들어가 보도용 사진을 촬영하고, 상파울루와 기니비사우, 카보베르데를 거쳐 유럽까지 이동하면서 주요 대도시 풍경도 촬영했습니다.

X-T5 & XF33mmF1.4 R LM WR

후지필름의 신제품 X-T5는 서아프리카와 상투메섬에 사는 청소년과 그들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파트너로 선택한 모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섬에 사는 청년들의 인물사진을 주로 찍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젊은 세대에 관해 더 자세히 알아보는 데 특히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누구이며, 보통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꿈을 꾸며 미래에 대한 계획은 무엇일까? 그런 것이 궁금했습니다. 또한 이 섬까지 유입되는 트렌드는 무엇이고 또 어떤 것은 여기까지 닿지 않는지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맥락에서 인터넷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알아보았습니다. 

X-T5 & XF56mmF1.2 R WR

상투메섬에서는 사진과 아이들에게만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후지필름 X-T5가 워낙 사용하기 간편해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을 마주치든 온전히 카메라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손에 잡히는 느낌이 편안하고, 컨트롤 기능은 심지어 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X-T5는 오토포커스가 극히 정밀하고 작동 속도가 매부 빠르며, 조명 조건이 아무리 복잡해도 문제없습니다

X-T5 & XF33mmF1.4 R LM WR

또 한 가지 후지필름 X-T5의 좋은 점은 색 재현 기능입니다. 색이 생생하고 따뜻하며 매우 현실적입니다. 이것은 제게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 이미지에서는 색 구성과 대비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만큼 색 재현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는 달리 어디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X-T5 & XF56mmF1.2 R WR

또한 카메라가 작고 조용하고 절제된 디자인이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이것은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주인공이 남녀 구분 없이 편안하게 카메라 앞에 서는 데 도움이 되는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카메라가 작다 보니 촬영된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어색해지지 않거든요. 저는 후지필름 X-T5로 촬영하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작업에 접근하는 저의 태도와 제가 고수하는 근본적인 원칙을 강조해주는 카메라이기 때문입니다. 

X-T5 & XF56mmF1.2 R WR

후지필름 X-T5는 바디가 후지필름 X-T4보다도 작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것 또한 제가 보기에 상대적인 특징일 수 있는데, 무게가 가볍습니다. 특히 며칠에 걸쳐 보도 사진을 촬영할 때면 무게가 가볍다는 것이 무척 중요한 요인입니다. 카메라에 이미 장착한 것 말고도 줌 렌즈를 추가로 한두 개 더 챙겨가기 쉽습니다. 전부 작은 백팩에 쏙 들어갑니다. 며칠에 걸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장비를 들고 다녀도 너무 무겁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오래 걸어야 할 때면 짐 무게가 단 일 그램이라도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을 덜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상투메 프로젝트는 대부분 XF56mmF1.2 R WR과 XF33mmF1.4 R LM WR 등 표준 렌즈 두 개를 사용해 촬영했습니다. 

X-T5 & XF33mmF1.4 R LM WR

이 카메라를 다룰 때마다 신형 4020만 화소 센서의 훌륭한 화질에 다시금 매료됩니다. 개인적으로 X-T5의 뛰어난 화질은 제가 좀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X-T5 & XF56mmF1.2 R WR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한 가지가 더 남았습니다. X-T5 덕분에 생각해둔 시나리오대로 사진을 찍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크고 무거울 때면 보통 이런 고민이 뒤따르게 마련이거든요. 제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X-T5와 함께하면 편안하고 여유로울 뿐만 아니라 재미있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X-T5 & XF50mmF1.0 R WR

후지필름 X-T5는 제가 사물을 보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카메라인 것 같습니다. 기술보다는 촬영의 직관을 중시한 카메라입니다. 그래서 후지필름 X-T5가 마음에 쏙 듭니다.

X-T5 & XF50mmF1.0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