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2 Bert Stephani

X-T5 x Bert Stephani

Bert Stephani

저는 벨기에에 거점을 두고있는 사진가입니다. 상업촬영 및 개인 고객에 대한 크리에이티브한 인물사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계 각지에서 워크숍을 개최하거나, 블로그나 교육용 비디오를 만들어서 다른 사진가와 지식을 공유해 왔습니다.
저는 규칙에 얽매이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작업은 스토리,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의 스타일은 바로 인생 그 자체처럼, 약간 거칩니다. 저는 그것을 “불완전의 미”라고 부릅니다. 저는 언제나 피사체를 특별하게 보여주는 유니크한 것을 찾고있고, 그것을 매력적인 인물 사진에 녹아들게 하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지난 2013년, 도쿄에서 후지필름 엔지니어 몇 분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SLR과 비슷한 디지털 미러리스 카메라의 목업 디자인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반응이 그다지 열렬하지 않았던 것이 똑똑히 기억납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여러 사진가와 마찬가지로 저는 레인지파인더 스타일의 카메라를 무척 좋아했지만(지금도 좋아하고), 기존 SLR 카메라와 비슷한 디자인이면서 좀 더 유연하고 다방면에 쓸 수 있는 일용 기종이라면 나름대로 장점이 있겠다는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X-T 시리즈는 제게 바로 그런 카메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후지필름 디자이너, 엔지니어와 제품 관리자가 끝까지 노력해 결국 X-T1으로 결실을 맺은 제품을 제작하게 되어 기쁩니다.

X-T5 & XF56mmF1.2 R WR

X-T1은 제가 당시 사용하던 X-Pro1에서 크게 진일보한 제품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괜찮은 오토포커스, 3방향 틸팅 LCD는 물론 이외에도 많은 장점을 갖춘 반응형 카메라가 생긴 것입니다. X-T2는 해상도와 속도 면에서 업그레이드한 모델이었습니다. 이 모델은 제가 영상 작업용으로 사용하게 된 첫 후지필름 카메라였는데, 비주얼 스토리텔링 용도로 더욱 다재다능한 도구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X-T3가 나왔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약간만 업그레이드되었을 뿐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2,000만 화소가 늘어나고, 속도도 약간 빨라진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후지필름이 늘 그렇듯, 이것 또한 사소한 업그레이드 수백 가지가 축적되어 하나의 큰 도약을 이룬 결과였습니다. 이 카메라가 출시된 이후 제가 이 모델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 프로젝트가 수백 건에 달합니다.

X-T5 & XF56mmF1.2 R WR

X-T4는 제가 보유한 적이 없어서 이렇다 할 의견이 없습니다. 이 모델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잘 쓴(과로한) X-T3가 수명을 다하면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X-T3가 멀쩡합니다. 짐벌에서 두어 번 떨어졌는데도 말입니다.

X-T5 & XF56mmF1.2 R WR

그리고 이제 X-T5가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지난 두어 달 동안 프로토타입 모델을 써보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X-H2는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조금 있어서 센세이셔널한 신형 4020만 화소 센서와 파워풀한 신형 프로세서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기술력을 이 작은 X-T5에 모두 담을 수 있었다니 믿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해상도가 넉넉히 보장되어 대형 인쇄에도 좋지만, 크롭을 많이 할 때도 유리합니다. 저는 워낙 쇼트를 세심하게 구성해서 크롭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다른 법입니다. 제가 하는 작업은 대부분 빨리 움직여야 하고, 요즘 고객은 같은 사진이라도 여러 가지 미디어에 쓰기 위해 다른 크롭 버전을 요청합니다. 이 정도의 해상도가 보장된다면 그만큼 저한테는 편한 일이니, 고해상도 센서는 확실히 반가운 발전입니다. 특히 실제 사용 시 노이즈나 다이내믹 레인지 등에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더 반가웠습니다.

X-T5 & XF33mmF1.4 R LM WR

사실 저는 스틸 사진을 촬영할 때 내장 손 떨림 보정 기능에 그다지 신경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드디어 새 IBIS 시스템의 능력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전에는 생각도 못 해본 광범위한 선택지를 열어주는 시스템입니다. 영상에는 IBIS가 스틸 사진보다도 더 유용합니다. 영상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X-T5는 대체로 스틸 사진 위주의 카메라이지만 영상 기능도 훌륭한 것을 여러 가지 갖추고 있습니다.

X-T5 & XF56mmF1.2 R WR

X-T5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가치 있는 존재는 단연 신형 X-Processor 5입니다. 이 프로세서가 초고속으로 작동하고 확신이 담긴 신형 AF 시스템을 구동하는 주역입니다. X-T3와 X-T4에서도 얼굴과 눈동자 인식 기능이 그럭저럭 괜찮게 작동했지만, 저는 아무래도 피사체가 움직이거나 피사계 심도가 얕을 때는 이 기능을 사용하기 망설여지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계속 오토포커스를 설정하고 조리개를 활짝 열고서, 얼굴/눈동자 인식 기능을 믿고 맡깁니다. 대신 저는 기술적인 부분에 신경 쓰지 않고 제 피사체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세서 덕분에 전 세대보다 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덕분에 전반적인 사용 경험 자체가 더 좋아졌습니다.

X-T5 & XF56mmF1.2 R WR

다만, 카메라에 어떤 기술적 기능이 있든 유저가 그 카메라를 들고 찍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X-T5는 X-T 라인 고유의 특징을 그대로 고수했습니다. 전 세대인 X-T4보다도 그런 면이 더 두드러질 정도입니다. 클래식한 다이얼, 탄탄하지만 콤팩트한 바디, 우아한 선을 보면 더 많이, 더 잘 찍고 싶은 의욕이 솟아납니다.

X-T5 & XF56mmF1.2 R WR

거의 20년간 이 일에 몸담아온 전문 사진가로서 제게는 여러 가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카메라를 고를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제가 접하게 되는 다양한 작업을 해낼 카메라를 딱 한 대만 고르라면, 아마 X-T5가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이 카메라에서는 르포르타주 작업에 맞는 빌드 수준과 속도가 보장됩니다. 광고 작업의 경우 꼭 필요한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면 저와 피사체 사이에 끼어들어 방해하지 않는 카메라입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 삶을 기록하는 저의 작업에 동반자로 충분합니다.

X-T5 & XF56mmF1.2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