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0 Arjun Kartha

X-T5 x Arjun Kartha

Arjun Kartha

Arjun Kartha is one of India’s best known wedding photographers and the co-founder of Twogether Studios. Having helped pioneer the new wave of wedding photography in 2008, Arjun is best known for his contemporary and off-beat approach to shooting Indian marriages. Arjun is also the founder of the Wedding Photographer’s Association of India, a collective for the most innovative and path breaking wedding photographers in the country.

Bringing the X factor, 5 times over

처음으로 후지필름 미러리스 카메라를 잡아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2016년 쯤이었죠. 당시에는 다른 브랜드에 손이 익어 있었는데, 참 좋은 카메라였지만 현장에서 12시간씩 일하다 보면 아무래도 타격이 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후지필름 카메라는 X-T2였는데, 그때 이런 생각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당시에는 약간 근시안적인 생각이었지만). 이 장난감 같은 카메라가 프로로서의 내 작업 흐름에 맞을 리가 없고, 기존 DSLR 카메라를 대체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고 말입니다.

X-T5 & XF23mmF1.4 R

물론 실제로 사용해본 뒤에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후지필름 X 카메라는 처음 사용해본 순간부터 뭐라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손가락 끝에서 시작되어 머릿속까지 전해지는, 사람과 기계가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는 느낌입니다. 촉감으로 느껴지면서도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든 느낌이었습니다. 아티스트나 창작자로서 창작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만 이런 기분이 느껴집니다. 창작을 위한 영감을 자극받았을 때도요. 창작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손에 딱 맞는 느낌이 들고,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었다는 느낌입니다. 조화. 기. 그런 것들이요. 저는 몇 주 되지 않아 현장에 나가야 할 때 저도 모르게 X-T2를 자주 선택하고 있었습니다. 제 뇌가 저의 나머지 부분과 딱히 상의도 없이 내린 결정인 셈입니다. 카메라가 제 팔의 연장선처럼 느껴지고, 얼마 되지 않아 손가락이 ‘몸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메인 다이얼 세 개를 몇 번 돌리기만 하면 짠, 구체적으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촬영 환경에 맞춰 설정을 조정할 수 있었고요. 딱 적당한 이미지가 나왔고, 창작 과정이 정말 손쉬웠습니다.

X-T5 & XF35mmF1.4 R

이후 몇 년 동안 X-T3와 X-H1으로 업그레이드를 거쳐 마지막으로 X-T4에 안착했습니다. 솔직히 X-T4만 해도 제게는 아직 “최신” 카메라였는데, 후지필름의 좋은 분들이 X-T5 출시 전 프로토타입을 갖고 좀 시험해보라고 제안해주셨습니다. 전보다 더 “사진 중심”을 지향하는 카메라라고 들었는데, 그 콘셉트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Twogether Studio에서는 영상을 많이 찍는 편이지만(영상 촬영에는 X-H2S를 애용합니다) 한 가지만 할 줄 알고, 그걸 아주 잘하는 카메라라니 귀가 솔깃했습니다.

X-T5 & XF56mmF1.2 R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별다른 것 없는 카메라로 보였고, 저의 믿음직한 X-T4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여서 신형 바디에 익숙해지기 위해 뭘 따로 배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ISO 다이얼과 앞뒷면의 다이얼은 정확히 제가 원하는 위치에 배치되어 있었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이 카메라를 현장에서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X-T5 & XF23mmF1.4 R

이 카메라는 이미지 당 저장하는 데이터양이 늘었는데(4020만 화소) 카드의 이미지를 컴퓨터에 옮기자마자 이 점이 확연히 두드러졌습니다. X-T4와 비교해 모든 것이 전체적으로 보기 좋고 선명해졌습니다. 5세대 프로세서가 탑재된 고속 오토포커스 덕분에 촬영이 한결 쉬워졌고, 전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여 년 전에 수동, 아날로그 카메라로 촬영을 처음 시작한 터라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비웃고 사진가의 차분한 손에 의존하는 편이었는데,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있으니 확실히 편하다는 건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후지필름이 IBIS를 개선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X-T5의 경우, 셔터 스피드를 제가 평소에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낮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실이 아주 명확하게 확인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제가 지난 몇 년간 제안한 피드백을 일부 받아들여져서 반가웠다는 점입니다. X-T3에서처럼 3방향 틸팅LCD로 돌아왔습니다.

X-T5 & XF23mmF1.4 R

피사체 탐지, 얼굴 인식 기능은 제가 많이 쓰는 기능이 아니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신제품 X-T5에서 처음 받은 인상으로 보면 효과적인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시험 삼아 써보고 익혀볼 생각입니다.

전반적으로 저의 총평은 X-T5는 X-T4와(이것도 원래 훌륭한 카메라이지만) 비교해 장족의 발전을 이룬 모델이며, 후지필름 사용자라면 극히 만족할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DSLR이나 여타 브랜드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쓰다가 전환을 고민 중이라면 바꾸기 좋은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영상이 아니라 사진 촬영용으로만 쓸 계획이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후지필름이 이 제품으로 ‘X 팩터'(특별한 성공 요인)를 확보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X-T5 & XF80mmF2.8 R LM OIS WR Mac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