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2 FUJIFILM

X-Pro3 Stories #5 Over the Top

저는 새 제품을 접할 때마다 포커스에 관한 글을 씁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때마다 Fujifilm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절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포커스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용 방식을 한 가지만 개선해도 하드웨어 한 개의 성능이 한두 단계 향상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관계는 공생 관계이지만, 본질적으로 하드웨어가 우선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하드웨어가 만들어져야 그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어야만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X-Pro3의 포커스 시스템은 4세대 센서와 프로세서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며 X-Pro3의 타고난 특성상 오토포커스 시스템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X-Pro3의 사용 분야를 한 가지로 정의해야 한다면 저는 의문의 여지 없이 거리 사진, 포토저널리즘, 그리고 다큐멘터리 사진을 가장 우선으로 들겠습니다. 이 세 가지 장르는 모두 피사체를 찾기만 하면 여건과 관계없이 바로 촬영을 시작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평상시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사물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힘든 상황에 연달아 직면하는 사진가라면 바로 이런 카메라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힘든 상황에는 자연환경이 가혹하거나 지형이 거친 경우, 문화적인 장벽을 넘어야 하는 경우가 둘 다 포함됩니다. 맞습니다. 사진 촬영에 가장 필요한 것은 피사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피사체에 접근하면 다음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카메라가 사진가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바로 이것이 엔지니어가 이 카메라를 개발하면서 염두에 둔 테마입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여기서 위상차검출 오토포커스 시스템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6 EV에 달하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는 시스템이죠. 그래서 X-Pro3를 어디든 가지고 다니면서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EV를 계산할 때는 조리개 F1, ISO 100에서 1초(1″)에 얻을 수 있는 노출을 0 EV로 정의합니다.

−1 EV = ISO 200, F1, 1″
−2 EV = ISO 400, F1, 1″
−3 EV = ISO 800, F1, 1″

위의 내용이 X-T3의 사양인데,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완벽한 성능 수준으로 밤에도 전혀 문제없이 스냅샷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시퀀스를 계속 이어나가 봅시다.

−4 EV = ISO 1600, F1, 1″
−5 EV = ISO 3200, F1, 1″
So, −6 EV = ISO 6400, F1, 1″

조리개 F1을 지원하는 X Mount 시스템 렌즈의 경우 XF50mmF1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6 EV에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하여 ISO 1600, F1.4 및 2초의 설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적의 노출을 위해 이런 설정이 필요한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정말이지 캄캄한 어둠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름달이 뜬 밤이라면 이런 설정을 사용하지 않겠지만, 예를 들어 가로등 하나 없는 골목길이나 달이 뜨지 않고 별빛만 비추는 장면에는 적합한 설정입니다.

또한 천체사진의 경우 수동 포커스만으로 충분히 촬영할 수 있지만(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니까), 거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X-Pro3라면 반응성이 뛰어난 오토포커스가 어울립니다. 그래서 X-Pro3 출시에 맞춰 오토포커스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엔지니어 여러분의 마법에 가까운 솜씨가 없었다면 이런 기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X-Pro3의 오토포커스 시스템은 이미징 센서에 포함된 위상차 검출 픽셀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합니다. 이미징 센서에 이런 픽셀을 배치했기 때문에 정확한 포커스가 가능한 것이지만, 이 센서를 오로지 포커스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징 센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또 다른 역할이 있죠. 바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 말입니다.

조도가 낮은 경우, 컬러 필터를 포함한 픽셀(이미징에 쓰이는 픽셀)은 평소와 같은 역할로 기능하지만 컬러 필터가 없는 위상차 검출 픽셀은 다른 시퀀스로 작동하여 노출 시간을 극대화함으로써 조도가 낮아도 충분히 강한 신호를 발생시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것은 현행 렌즈 라인업만으로 이 센서가 제공하는 성능에 불과합니다. 앞서 언급한 XF50mmF1(개발 중) 렌즈를 사용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간 성능(-7 EV)까지도 가능해집니다.

Different Breed: Tomasz Lazar x X-Pr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