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9

The Urban Cowboy Project

제가 도저히 한 가지 장르의 사진에만 정착할 수 없는 이유 중에는 호기심이 끊임없이 솟아난다는 것, 그리고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항상 추구한다는 점이 큽니다. 제 작품을 접해본 적 있는 이들에게 저는 주로 어둡고 우울한 순수미술풍 거리 사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만큼은 완전히 다른 것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작업할 때 항상 경계를 없애려 하고, 통상 보통이라고 여기는 것, “규칙”이라 부르는 것에서 자유롭게 놓여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진과 같은 창의적인 분야에는 딱 한 가지 규칙만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그 규칙이란 바로, “규칙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

전부터 노는 법은 자연스럽게 알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본능적으로 압니다. 탐구하고 놀면서 익히는 게 최고죠.

저는 마치 크레용을 들고 종이에 낙서하는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창작의 가능성이란 무궁무진합니다. 어린아이는 규칙 같은 건 모르니까, 규칙을 지키지도 않죠 그럴 때 날것의 표현이 나옵니다. 날것의 창의력이요.

GFX100S & GF80mmF1.7 R WR

저는 놀이를 통해 감정을 탐구합니다. 인과 관계와 효과를 알아보고요. 그렇게 지식을 쌓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누구나 그런 아이였던 시절을 거친다고 봅니다. 거의 범우주적인 현상이죠.

인생 경험을 통해 저도 이제는 규칙을 압니다. 경계가 어디인지 잘 알죠. 하지만 그런 경계가 저의 창의력을 제한하게 두지는 않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마음껏 나래를 펼치게 두고 자유롭게 놀면서 작업합니다.

실패한 적도 많습니다. 성공한 적도 있고요. 하지만 성패와 관계없이 경험을 통해 항상 좀 더 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창의성을 실현하기 위해 제 의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제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는 카메라 말입니다. 저처럼, 경계를 모르는 카메라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놀이를 좋아하는 제 마음가짐을 잃지 않게 해주는 카메라를 원합니다

GFX100S는 바로 그런 카메라입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

지난 3개월간 저는 일상 속에서 사진을 찍으며 GFX100S를 정말 열심히 썼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GFX100S는 항상 경이로운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이 카메라는 아마 사상 가장 발전된 기술력을 담아 제작한 기종일 것입니다. 
GF 렌즈를 장착해 써본 경험에 의하면, 특히 GF80mm F1.7 R WR과 함께 썼을 때 1억화소의 라지포맷 센서가 비할 바 없이 최고의 심도와 색조를 구현한 이미지를 제공하더군요. 

카메라 핸들링 또한 이 카메라를 통해 얻는 이미지만큼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 후후지필름에서 바디 내장형 손떨림 방지기능(IBIS)을 탑재한 1억 화소 중형 카메라를, 그것도 미러리스 풀 프레임 카메라 크기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아직도 얼떨떨한 사실입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

저는 덴마크 오르후스에서 청바지 매장인 “블루 캐비어”를 운영하는 점주 Brain Mogensen과 “어반 카우보이”라는 테마로 사진을 통한 스토리텔링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약 일 년 동안 이야기를 나눠 왔습니다.

제가 원한 분위기는 옛날 미국 서부 영화 같은 느낌에 요즘 나오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SF 영화에 자주 쓰이는 미래주의/현대풍 조명을 조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말 대신 차를 타고, 마구간 대신 주차장을 이용하며 옛 마을 광장이 아니라 번화한 시내 도로 한가운데를 누비는 거죠. 저는 이미지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 작품은 덴마크 특유의 어두운 겨울밤에 작업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적당한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소형 센서를 쓸 때 문제점은 노이즈가 심하고 ISO 색상 불일치 정도가 심해 화질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지의 어두운 부분에 색감을 더해줄 수 있는 카메라를 원했어요. 이 프로젝트의 사진은 질감, 깊이, 색조와 디테일이 풍부하게 살아 있으면 했습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

그러다 GFX100S와 GF80mmF1.7 렌즈라는 조합을 접하고서야 이 스토리를 제가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만의 창의적 비전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겠다 싶었죠. 
드디어 이 촬영을 가능하게 해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기능은 GFX100S의 손떨림 방지기능, 이면조사방식의 1억 화소 라지포맷 센서,  라지포맷 전용 렌즈 사상 가장 밝은 렌즈 (GF80mmF1.7) 등 다양합니다. 또한 휴대성이 우수한 GFX100의 소형 바디도 빼놓을 수 없죠.

GFX100S & GF80mmF1.7 R WR

저희 일행은 하루 저녁 동안 오르후스 시내를 걸어 다니며 촬영했습니다. 
제가 구상한 “어반 카우보이”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렸는데, 전부 여러 위치에서 마주치는 자연스러운 광원에 좌우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에 독창적인 보조광으로 LED 스틱도 두어 개 동원했습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

오르후스 거리를 걸으며 제가 그려온 장면이 천천히 형태를 잡아가는 것을 지켜보기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조명 설정과 시나리오를 놓고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신나게 놀았다는 말이죠. 경계나 규칙 따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종이와 크레용으로 마구 놀아본 것 같습니다. 순전히 창의력으로만 진행한 세션이었어요. 재미있었습니다. 크게 소리 내 웃고, 아이디어를 서로 나누며 온갖 괴상한 조명 기법도 써봤죠.

GFX100S & GF80mmF1.7 R WR

그 중심에는 GFX100S가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제가 상상한 가장 과감한 기대마저도, 그저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예상을 훨씬 넘어섰어요. 
하지만 GFX100S가 훌륭한 카메라인 주된 이유는 이 카메라에는 온갖 최첨단 기술력이 담겨 있지만, 그 보다는 카메라 자체가 마치 제 창의력의 연장선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데 있습니다. 기능 면에서 방해가 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경계도, 한계도 없어요! 
마치 카메라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바로 그게 중요한 겁니다.
 제게 최고의 카메라는 제가 카메라를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드는 카메라입니다.

GFX100S & GF80mmF1.7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