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g of our Lives

The Song of our Lives

2021.09.17

“이 화각으로 촬영을 수없이 해보았는데… 마치 인생의 노래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35mm 렌즈를 처음부터 선택했던 건 아닙니다. 어릴 때 우리 아버지는 자신이 신뢰하던 Electro 35와 45mm 단렌즈로 모든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프레임이 더욱 타이트하고, 50mm 화각에 가까웠죠. 저는 사진가가 되었을 때 활용도가 더 높은 단렌즈 대신 줌렌즈를 선택했습니다. 대체로 광각이나 망원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그래야 임팩트가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다 X100을 만났습니다.

이 카메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사진가로서의 제 삶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23mm 단렌즈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제가 처음으로 산 35mm 환산 화각 “단렌즈”로, 제가 세상을 보는 눈이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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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00S—Venice, 2014.

35mm 화각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렌즈든 사진가가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식에 맞춰지기 마련이지만 환산 화각이 35mm인 렌즈는 카멜레온과 같습니다. 서사시처럼 다양한 장면부터 망원으로 친밀한 시점까지, 심지어 (사진학의 관점에서) 거의 일반적인 시점까지 표현할 수 있습니다.

후지필름이 XF23mmF1.4R을 출시했을 당시, 저는 X 시리즈로 완전히 갈아탄 후였습니다. 그래서 렌즈를 구매하겠다는 결정은 쉽게 내릴 수 있었습니다. X100 카메라에 대한 애정의 연장선상이었죠. 뉴욕에서 X-T1에 이 렌즈를 끼고 가족 여행을 갔을 때나 여러 작업에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손이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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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1—NYC, 2014

진보

디자인이 변경된 것은 확실히 보였습니다. 새로운 Mark II는 보다 슬림 해졌고, 다소 길어졌으며… 이전 세대의 클러치 메커니즘이 사라졌습니다. 클러치와 여기에 달린 거리 눈금을 좋아하는 사진가도 있지만 저는 아니었습니다. 1) 저는 주로 오토 포커스로 사진을 찍고 2) AF+MF 기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후지필름 카메라를 AF로 설정한 채로 수동으로 초점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으로 한 번 찍거나 연사를 할 때 반셔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빠른 오토 포커스 기능을 활용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바로 초점을 조절할 수 있어 두 가지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한도 없고, 모드를 전환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제 이 기능이 저에게는 필수여서 새 카메라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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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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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그러나 클러치 방식의 렌즈는 메커니즘을 통해 물리적으로 AF 또는 MF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 후 도입된 AF+MF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제한 때문에 클러치 렌즈를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매번 반사적으로 조정하려고 해서 매뉴얼 포커스 모드로 전환하기까지 계속 카메라와 실랑이를 벌이게 되죠. 결과적으로 잘 안 쓰게 되었던 기능입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버릇이긴 하지만, 새 버전 렌즈의 변화를 보자마자 안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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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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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포장을 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가지 더 기분 좋은 변화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책상에 앉아 앞에 있는 물건을 아무거나 찍으면서 오토 포커스 속도를 테스트하거나, 렌즈의 감촉을 살펴보았습니다. 약 60cm 거리에 있는 돋보기를 한 번 찍고… 가까이 가서 한 번 더 찍고… 더 가까이 가서 찍다 보니… 렌즈가 돋보기 가장자리에 닿을 정도로 다가갔습니다. 매뉴얼을 읽어 보기도 전에 우연히 정말 중요한 변화를 알아챈 것입니다.. 새로운 XF23mmF1.4 렌즈는 MOD(렌즈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가 렌즈 앞에서부터 9.8cm에 불과합니다. 비 마크로 렌즈치고 비정상적으로 가까운 셈입니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이 거리에서 조리개를 활짝 연 상태로도 선명한 사진이 찍힌다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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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Home, 2021.

그 덕분에 가능성과 활용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예를 들어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을 때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는 범위가 몇 배로 늘어납니다. 배경을 매우 넓게 담는 사진에서부터 따라 잘라낸 듯이 디테일한 클로즈업 사진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스위스 아미 나이프와 같던 렌즈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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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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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존재감을 숨기다.

XF23mmF1.4 R LM WR에서 LM은 리니어 모터를 의미하는데, 바로 이것이 또 다른 중요한 변화입니다. 초점을 소음 없이 빠르게 잡을 수 있죠. 몬트리올 거리나 집, 차량 등에서 이 프로젝트의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렌즈가 반응하기를 기다리면서 단 한 번도 장면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사실, 처음 며칠은 같은 사진을 두 번씩 찍었습니다. 오토 포커스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죠. 실제로는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었죠. 저는 금세 이 렌즈를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이 렌즈에는 두 가지 부가 효과이 생겼는데, 첫 번째 부가 효과는 순수하게 기술적인 효과입니다. LM 렌즈는 영상 작업에 사용하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초점을 잡는 메커니즘 덕분에 AF-C 모드에서 부드럽게 전환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마치 손을 당겨온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그래서 후지필름 제품으로 영상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래된 XF18-55mm 렌즈가 그토록 인기가 높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부가 효과는 솔직히 말해서 별거 아니지만, 중요합니다. 렌즈의 존재감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렌즈가 작동은 하지만 작동되는 감각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셔터 버튼을 마지막으로 누르는 때를 제외하면 진동도, 소음도, 클릭감도 없습니다.

LM 렌즈는 물 흐르듯 작동하고… 마법과도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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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3 & XF23mmF1.4 R LM WR—Montre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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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 XF23mmF1.4 R LM WR—St-Liboire, 2021.

저는 35mm만큼 50mm 화각 (35mm 환산)도 사랑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35mm는 제게 특별한 존재입니다. 출발점이자, 시간의 시작이고, 눈 역할을 하던 렌즈죠.

35mm 렌즈는 노래를 멈추지 않을 겁니다.

Patrick La Roque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프로 사진작가, 기고가/작가 겸 강연 전문가입니다. 공식 Fujifilm X-Photographer로 활동하고 있으며 KAGE Collective라는 단체를 창립한 주역이기도 합니다. 이 단체는 일종의 국제 창작자 집단으로 비주얼 스토리텔링과 다큐멘터리 작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www.laroquephoto.com
www.kagecollect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