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31 Patrick La Roque

하루 종일 사용하는 렌즈

Patrick La Roque

저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사진가인 Patrick La Roque입니다. 인물, 장소, 거리, 제품 사진을 찍습니다. 피사체가 무엇이든 어떤 서사를 밝히는 것이 촬영의 목적입니다. 
KAGE COLLECTIVE의 창립 멤버로서,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인디 사진가들이 모여 비주얼 에세이와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체에 참가하고 있으며 인물사진과 광고 사진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도 운영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는 그저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한 사람일 뿐입니다.

Stones는 영원한 젊음의 아름다움에 대해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나 역시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진부한 문구이긴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정말 너무 빠릅니다. 우리는 순식간에 시간의 빠른 흐름에 잠식되어가면서 그 흐름이 잠시라도 멈추기를 바라게 됩니다.

하루 일과는 커피 한 잔과 이메일로 시작됩니다. 난장판이 벌어진 집에서 (벽을 허물고 바닥을 산산조각 낼 준비를 하면서) 이러한 반복적인 패턴이 점점 더 강력해집니다. 위로와 명료함. 이 카메라는 제게 이런 효과도 제공합니다. 선명한 시야가 제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재정의하며 더욱 소화하기 쉽도록 세분화합니다. 그렇게 안정감도 제공하는 듯합니다.

저는 아래층을 향합니다.

저는 신곡을 들으며 놀고 있습니다. Francis는 오늘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는 엉망입니다. 약간의 개조로 창고와도 같은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사진 프레임들과 드라이월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립니다. 제 친구 Bernard이군요. 그는 인물사진이 필요하지만 절대 진부한 사진은 원치 않습니다.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늘 사용하는 GFX 키트와 소형 플래시가 들어 있는 로드 케이스를 들고 길을 나섭니다. 50R도 함께 챙겼지만, 도착하면 50S로 교환할 것입니다. 제가 작업할 때 애용하는 장비이니까요. 특히 세션 설정에서는 50mm도 한 번 써보면 어떨까 합니다.

폭우 속에서 길을 나섰지만 몬트리올에 도착할 때가 되자 소소한 기적처럼 태양이 뜨더니 날이 개입니다.

Bernard의 집까지 걸어가서 서로 담소를 나눈 뒤 설치를 합니다: 벌브 플래시를 몇몇 가구 뒤 테이블에 낮은 각도로 놓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조명이 아니라 그림자를 원합니다. 구조감이 있는 그림자 말이죠. 이제 처음으로 새로운 렌즈로 촬영을 시작합니다. 더 큰 경관을 포착하려 합니다. 이 초점 길이가 마음에 듭니다. 50보다 넓고 기존의 35보다 타이트 합니다. 제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그 다음에는 110mm f/2로 바꾸고 신속하게 스트로보를 끕니다. 그림자 창이 열리면서 순수한 주변환경으로 바꾸면 점 더 비현실적이지만 드라마틱한 요소는 상대적으로 적은 장면이 연출됩니다.

촬영을 다 마치고 나면 다시 카메라를 바꾸고 야외에 앉아 차를 마십니다.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제트기도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를 즐기는 거죠.

그림자 뒤로 태양이 강렬하게 불타고 있습니다.

피사체가 사라지거나 바뀌기 전에 몇 번이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까요? 피사체를 기록하기 위해 프레임은 몇 개나 필요할까요? 알고 싶습니다. 따라야 할 레시피나 적용할 공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청사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좀 더 촬영을 거듭할 수 있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아들을 차로 데려다주면서 아들이 내리기 전에 몇 초를 흡수합니다. 매달린 전선이나 정처없이 떠도는 강아지의 털, 멀리 보이는 모텔 간판이나 시든 잎들, 복도의 더러운 부츠 위로 쏟아지는 빛을 포착합니다.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 속 반딧불이를 지켜봅니다. 언제 어디서든 끝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하루가 가기 전에, 밤이 오기 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