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H와 X-T 시리즈에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면, 두 시리즈 모두 최고급 라인이라는 것입니다. 모두 각 시점에서 최고의 하드웨어를 탑재했다는 것은 같지만, X-H 시리즈 디자인은 특정 목적에 맞게 개량되었고 X-T 시리즈는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성을 강화하여 디자인했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X-H 시리즈가 100m 달리기나 투포환과 같이 한 종목에만 뛰어난 전문가라면, X-T 시리즈는 10종 경기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재다능하다고 해서 “있을 건 다 있지만, 실속은 없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실, 세계 최고의 10종 경기 선수들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경기에서 개인 신기록을 낼 수 있는 기량이 있습니다.
그러나 각 선수가 약점이 전혀 없다면 10종 경기가 불가능하겠죠. 사실, 10종 경기는 한 사람이 (10개 종목 전체를 정복해서) 얼마나 진정한 다재다능의 경지에 오르는지 시험하는 자신에 대한 도전과 같습니다. 다만, 1980년에 세워진 8,500점이 넘는 기록을 깰 수 있는 10종 경기 선수라면 무적이겠죠.
10종 경기 선수들은 100m를 10.5초 이내로 달리고, 7.26kg의 포환을 15m 거리까지 던지고, 멀리뛰기 기록이 8m에 가깝고, 1,500m를 4분 30초 이내로 주파합니다. 케빈 메이어(Kevin Mayer)의 기록을 보세요. 메이어는 2020년 3월 5일 기준,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데 총 9,126점입니다. 오늘날의 세계적 10종 경기 선수들은 단순히 10종 경기에서 “다재다능”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다재다능”의 최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X-T4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X-T4는 사진 10종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을 노리고 있습니다. 어떤 “경기”에도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취약 경기”, 즉 약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IBIS가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새로 개발된 셔터 장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반응성, 촬영감각, 내구성을 제공합니다. 새 부품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운 고출력, 고용량 NP-W235 배터리를 장착했습니다. 이 배터리가 없으면 새 IBIS 장치는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스틸 사진과 영상 녹화에 얼마나 공을 들인 디자인인지는 각도를 바꿀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급 카메라, X-H1으로부터 견고함을 유지하는 비결을 얻어, 더욱 컴팩트한 카메라 바디에서도 그와 동등한 견고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그네슘 섀시를 선택했습니다. XF200mmF2와 같은 무게감 있는 렌즈에도 조금도 밀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무게가 600m에 불과한 바디에 장착되어 있는데도 말이죠. 앞서 언급한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10종 경기 선수 중에도 체구가 크고 키가 2m가 넘는 거대한 선수는 없습니다. 아마 비율이 균형 잡힌 몸을 가져야만 ‘다목적성’을 추구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 화에서는 매우 다재다능한 X-T4의 매력을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