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7 Tommy Simonsen

LENS STORIES: Tommy Simonsen x XF70-300mmF4-5.6 R LM OIS WR

Tommy Simonsen

Tommy Simonsen (1970) has been photographing travel, documentary, landscape and wildlife professionally since 1998, and been involved in portraiture since 1992. He lives in the city of Harstad, in the heart of Northern Norway. With this small northern town as base, Tommy has the world as his workplace. He is privileged to be able to work on longer expeditions, undeterred by extremes, whether arctic or tropical. His passport is stamped with the Americas, Africa, Asia and Antarctica from his many journeys making good friends around the world, but he is devoted to the wild beauty of arctic Svalbard, where he also has worked as a dog handler and guide. For ten years Tommy worked as a travel photographer, a job that gave him local insight to the most beautiful parts of northern Norway, Greenland, Iceland and Antarctica. His pictures have been used mainly in various book projects ranging from Lofoten, North Cape, Svalbard, to the Norwegian Coastal Liner and many other places. Since 2008 he has been working as a photography teacher/expedition leader/photographer on long lasting photo expeditions around the world, and of course many adventures in the field each year to his beloved Svalbard. Since he got his hands on his first Fujifilm X-series camera, he’s been totally devoted to the system’s perfect size for adventure, image quality and reliability in the field during extreme conditions. Life is Good! 

토미 시몬센(Tommy Simonsen)은 풍경/야생 동물/야외 및 탐험에 대해 깊이 있는 감각을 갖춘 북부 노르웨이의 사진가입니다. 그는 지난 1991년에 인물 사진가로서 첫발을 내디뎠고 다큐멘터리 스타일을 가미한 풍경 사진에 인물을 담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극 지방에 관심이 크지만, 열대 탐험에 대한 열정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개 썰매를 타고 스발바르 동부 해안으로 탐험을 떠나기도 하지만, 케냐의 로이타 언덕에서 마사이족 전사들과 야영을 하며 일주일간 도보 사파리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여행은 짐을 가볍게 꾸려야 하고, 카메라 가방도 예외는 아닙니다.

2016년에 후지필름 노르웨이 X-포토그래퍼가 된 뒤에는 더욱 쉬워졌습니다. 토미 시몬센은 후지필름으로 바꾸고 나서 크기, 무게, 기술적 이점을 도약대로 삼아 창작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토미는 마당발입니다. 그의 작업에는 세계 각지의 좋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인맥이 중요합니다. 메일을 쓰는 것보다 전화를 한 통 하는 게 더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상부상조합니다. 함께 여러 가지 멋진 일을 해냈지만,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모험이 남아 있습니다!

 

세계의 정상에서 매혹적으로 반짝이는 빛과 함께 하는 Fujinon XF70-300mm와의 가슴 뛰는 경험

사진가가 되는 계기는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진가만큼이나 많은 계기가 있을 겁니다.

저는 어쩌다 사진가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평생에 걸쳐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풍경과 동물을 그리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6살 때 아버지가 소형 110 카세트 필름을 사용하는 Kodak Ektra 12 카메라를 사주셨습니다(아직 그 카메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그림과 사진을 통해 저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지만, 호기심 많은 청소년이 되어 다른 곳에 관심이 생겼고 그림 그릴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 후에는 제게는 오직 사진만 남았습니다.

14살 때 학급에서 만든 문집을 발견했는데,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내 장래 희망은 동물 사진가이다”. 세월이 지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그런 말을 쓴 기억조차 잊은 뒤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갈래의 길을 따라갔죠. 나중에 이 문집을 다시 발견하고 나서 14살에 원했던 장래 희망이 어느 정도 실현되었다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50살 생일을 맞이한 기념으로, 1977년에 북극에서 보낸 한여름의 기억을 꺼내 보고 싶었습니다. 12장짜리 110 필름 한 팩과 첫 카메라를 받았을 무렵이었죠. 우리 가족은 산꼭대기에 있었습니다. 그때 얼마나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뷰파인더에 황홀하고 멋진 풍경을 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노을에 물든 알프스산맥에 둘러싸인 해협 하루에 오래되고 평범한 낚싯배들이 정박한 풍경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뷰파인더로 본 풍경은 요즘이라면 Instagram에서 인기를 끌었을 겁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한 대로 사진이 인화됐더라면요. 일주일 뒤에 사진을 인화해보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눈으로 본 풍경이 하나도 제대로 담기지 않았습니다. 낚싯배는 피오르의 점처럼 거의 보이지도 않았고, 녹색을 띤 끔찍한 색으로 나왔습니다. 그 12장짜리 필름으로 사진가로서의 커리어가 끝났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저는 고집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후지필름에서 XF70-300mmF4-5.6을 시험해달라는 영광스러운 요청을 받았을 때 1977년에 있었던 그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XF70-300mm와 Fujifilm X-T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담은 그 산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습니다. 아마 렘브란트의 시대에 Kodak Ektra를 발견하는 수준이겠죠. 저는 낮은 감도의 아날로그 필름과 수동 초점 시대에서부터 오늘날의 마법과도 같은 장비에 이르기까지 사진이 발전한 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행운아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지필름을 사용한 지는 불과 몇 년이지만 후지필름 엔지니어들의 선구적인 기술 솔루션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알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XF50-140mm와 XF100-400mm를 사용했는데 XF55-200mm를 사용하는 후지필름 사용자도 많습니다. 드디어후지필름이 오랫동안 고대한 망원 줌 렌즈 XF70-300mm을 출시했습니다. 이 다목적 렌즈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후지필름 사용자는 70-300mm를 사용하는 데 친숙하겠지만, 35mm 시스템을 사용하던 분에게는 배율이 더 클 겁니다.

이 새로운 렌즈를 체험해볼 기회가 생긴 김에 제 전문 분야인 북극고래를 찍어 보고 싶었습니다.

보통은 10월이나 11월 초에 출사를 나가지만 첫 테스트 촬영은 11월 말에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해가 뜨지 않습니다. 어떤 망원 렌즈든 테스트하기 어려운 환경이죠. XF70-300mm는 F4-5.6이기 때문에 지극히 어려운 테스트가 될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기꺼이 테스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폴라 파크에 있는 친구에게 들러서 미리 XF70-300을 테스트한 다음, 더 난도가 있는 고래 떼를 찍기로 했습니다.

폴라 파크에는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떠돌아다니는 늑대 무리가 있습니다. 그 늑대 무리가 새끼일 때부터 알았죠. 길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인간의 존재에는 익숙한 늑대들입니다. 과거에도 여러번 촬영 했었죠.

늑대를 찍은 사진은 좋았고 반지르르한 털의 질감이 잘 표현되었으며, 뒤쪽의 나무는 자연스럽고 멋진 보케로 표현 되었습니다. 이미지는 ISO가 3200인데 매우 선명했습니다. XF70-300mm은 전체 줌 영역에서  83cm로 접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늑대들이 1m 거리에서 저를 둘러싸고 하울링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하울링을 본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중요한 경험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렌즈 기능이 우수해서 안심하고 북쪽을 향해 멀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북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집니다.

저는 여러 해 전부터 고래 떼를 영상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고래 떼가 북극해에서 북부 노르웨이의 좁은 피오르로 찾아옵니다. 이 고래 떼는 노르웨이 해안을 따라 먹이를 찾아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는 남대서양에서 번식합니다.

이들은 바다에서 보면 은색으로 반짝이는 청어 떼를 따라갑니다. 일반적으로는 매년 10월 중순에서 1월 초까지 피오르의 특정 지역에 청어 떼가 머무릅니다. 최근에는 피오르드에 있는 작은 어촌인 스케르뵈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피오르는 해수면에서 우뚝 솟은 눈 덮인 알프스산맥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고래 떼는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피오르로 오는 엄청난 청어 무리는 그저 고래 떼를 위한 성찬은 아닙니다.

현지 어부는 물론이고, 유감스럽게도 대형 선박을 보유한 일부 노르웨이 대기업까지 청어 떼의 혜택을 받아 보트와 가족을 경영하기 위한 안정적인 소득원을 얻습니다.

관광객에게는 꿈 같은 광경이지만 사진가에게는 악몽입니다!

왜냐고요?

고래 떼의 이동은 북극에서 빛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시기에 일어납니다. 11월, 12월, 1월 대부분은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양이 사라지기 직전인 11월과 1월, 태양이 돌아온 직후에는 북극광이 일몰과 일출과 함께 1~2시간가량 파스텔색으로 하늘을 물들입니다. 그 시간에 하루에 찍을 사진 대부분을 촬영합니다. 그러고 나면 피오르 내에서 이동하는 고래 떼를 찾아야 합니다. 약간의 행운이 따라야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죠. 여기는 동물원이 아닙니다. 어떤 날은 고래를 거의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북극의 날씨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바다에서 형성된 북극 저기압이 그린란드까지 이어지면서 눈이나 비가 내리고 시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바람이 부는 날은 피오르로 나갈 수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용감한 자에게 행운이 따르는 법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으면서 기본적으로 어떤 어려움과 마주치게 되는지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모든 야생 동물 사진가는 언제나 셔터 속도, 다이내믹 레인지, 정확한 자동 초점을 맞추는 데 애를 먹습니다. 저는 움직이는 야생 동물을 찍을 때 1/1000초 이상을 설정합니다. 조리개 값을 F2.8로 설정하더라도 이렇게 빛이 부족할 때는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기 어렵습니다. 심하게 어두운 사진이 나오기 쉽습니다.

저는 고래 떼가 있기만을 바라며 피오르에서 충분한 빛을 얻을 수 있을 만큼 밝은 곳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한 X-T3의 저조도 AF 기능과 XF70-300mm의 새로운 AF 기능을 결합하면 가능합니다.

필요한 셔터값을 얻으려면 ISO 감도를 높게 설정해야 합니다.

실력이 뛰어난 현지 보트 운전사가 없다면 고래 떼를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여행사, “Explore 70 degrees north”의 수잔을 가이드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잔은 제가 선호하는 낮고 견고한 개방형 Polarcircel 보트(300HP)로 대부분의 경우에 고래 떼까지 안전하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수잔은 고래 떼를 방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좋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Fujifilm 노르웨이 X-포토그래퍼 팔 라우클리(Pål Laukli)가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그는 오슬로에 있는 뛰어난 사진/영상 작가입니다.

이 새로운 렌즈를 사용하면서 무엇을 느꼈을까요?

XF70-300mm은 X 카메라와 잘 호환되고 손에 착 감기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이 작고 성능이 우수한 망원 줌 렌즈는 다양한 사진가에게 적합합니다. 최소 길이가 13cm이고 무게가 580g이며, 환산하면 35mm에서 107–457mm입니다. 즉, 야외/탐험 사진가인 저는 카메라 가방의 부피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이 렌즈로 공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 다목적 렌즈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인물이든, 야생 동물이든, 다큐멘터리든 빛 조건이 정상인 상황에서 작업하는 사진가라면 좋은 가성비를 누릴 수 있는 옵션이 될 것입니다. 이 렌즈는 작고 안정적인 망원 렌즈를 찾는 사람에게 완벽한 동반자입니다. 더 큰 이미지를 찍거나 근접 촬영을 하고 싶을 때 좋습니다. 후지필름의 XF70-300mm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죠. 바다에서는 카메라에 파도가 튈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파도의 패턴을 읽어서 최대한 소금기가 닿는 것을 피하려고 합니다. 저는 마이크로파이버 천으로 “바로 닦고 바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또한 등반하거나, 개 썰매로 탐험을 하거나, 스노모빌을 타고 여행을 하거나, 열대 정글을 모험할 때 렌즈와 카메라의 방적성능이 중요합니다. 빠르고 매끄럽게 줌을 끝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자동 초점 기능이 빨라서 더욱 넓고 가까운 시야에서 손쉽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은 모든 새로운 망원 렌즈에 필수적입니다. 저는 어두운 상황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떨림 보정이 없는 렌즈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XF70-300의 새로운 강력한 손떨림 보정 기능은 5.5mm스톱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래 떼를 촬영하는 프로젝트에서는 거친 바다에서 작은 보트가 요동치는 가운데 최대한 많은 이미지를 건지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ISO/셔터값을 조정해서 고래 떼의 움직임을 따라가야 했습니다. 기존의 렌즈는 ON/OFF IS 버튼이 있습니다. XF70-300mm은 이 버튼이 없고 카메라가 삼각대에 설치되었는지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조리개 값이 F4-5.6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저는 북극에서 며칠을 지내야 하기 때문에 가져갈 게 많아서 짐을 가볍게 해야 합니다. 조리개 값이 2.8인 큰 줌 렌즈는 가져갈 수 없습니다. 너무 크고 무겁거든요. 그래서 저에게는 XF70-300mm이 적당합니다.

네, 이미지에 노이즈가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 ISO를 1600~10,000 사이로 설정할 때 이미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미지 자체는 충분히 예술성이 잘 표현되어서 포트폴리오에 써도 될 듯합니다. 아무튼, 내년에는 좀 더 이르게 다녀오려고 합니다.

XF70-300은 1.4x 및 2x 컨버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35mm에 비해서 1.4x 컨버터는 640mm를 제공하고 2x 컨버터는 놀랍게도 914mm를 제공합니다. 자동 초점, 손떨림 보정 기능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물론 F-스톱은 어느 정도 손실이 있습니다. 컨버터는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조리개, 셔터 시간, ISO 값을 최대로 높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XF70-300의 줌 범위로는 고래를 충분히 가까이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컨버터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두 컨버터 모두 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하거나 짐을 가볍게 해야 할 때 빛 조건이 정상일 경우에 사용하기 좋은 옵션입니다.

고래 촬영도 여느 야생 동물 촬영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지구전이죠. 추운 피오르에서 지붕이 없는 보트에 앉아 있으려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바다에 고래 떼가 나타나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저는 그런 승부를 좋아합니다. 그저 야외에 나와서… 계획 단계에서 자신이 내린 결정과 일기 예보를 믿고 날씨를 느껴야 합니다. 현지 기상 예보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달의 상을 파악해서 어떤 종류의 빛이 얼마나 들지 예측하고, 언제까지 보트에 앉아 있고, 어떤 피오르에 들어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범고래와 혹등고래는 바다에서 피오르로 들어오는 청어 떼 무리를 따라갑니다. 청어는 고래의 먹이입니다. 청어가 가는 곳이면 고래도 따라갑니다. 간단한 원리죠. 하지만 저는 솔직히 범고래 떼가 더 좋습니다. 이 고래 떼가 나타나면 더욱 민첩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1시간이 지나면 Polarcircle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집니다. 저는 주변을 둘러봅니다. 프츠츠츠츠! 범고래가 가까이 붙습니다… -프츠츠츠! 정말 가깝습니다! 갑자기 범고래가 다시 한번 물을 뿜어내면서 RIB 보트 바로 옆에 나타납니다. 차가운 공기가 물고기 냄새로 가득합니다. 정말 멋지죠! 청어 냄새가 정말 좋아요!

빛에 가까워지자 정말 큰 무리를 만났다는 게 보입니다. 고래 떼는 보트를 완전히 무시합니다. 청어 무리가 있고 범고래 떼는 사냥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늑대 무리처럼 움직입니다. 청어 무리를 통제하면서 모으고 거품을 뱉어내서 혼란을 일으킵니다. 청어 떼를 수면 가까이 몬 다음, 그 가운데를 돌파하면서 입 한가득 삼킵니다.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던 청어 떼가 수면으로 올라옵니다. 반으로 갈라지거나 머리 없는 청어들이 물 위에 동동 떠 있습니다. 그러면 갈매기와 흰꼬리수리도 환희에 차서 포식합니다.

보트는 물 위에 조용히 떠 있습니다. 주변은 눈 덮인 산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남쪽 하늘에 비치던 빛은 샛노란 빛으로 변했습니다. 북쪽 하늘은 진한 푸른 빛에서 파스텔 핑크로 바뀝니다.  이런 멋진 풍경 속에서 범고래 떼가 유영합니다. 거대한 상어가 RIB 쪽으로 다가오자 등지느러미가 하늘과 대비됩니다. 우리 쪽으로 뛰어들었다가 어느새 보트 반대편에서 나타납니다.  -우리에게 가까웠다가 –멀어졌다가 –도처에서 나타납니다

–프츠츠츠!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출 듯합니다. 강렬한 경험입니다. 범고래가 어디에나 있습니다.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멋진 사진을 얻기 위해서죠.

이번 겨울에 어서 XF70-300mm을 시험해보고 싶습니다. 좀 더 북쪽으로 가서 조용히 방해하지 않고 북극곰을 사진에 담고 싶습니다. -이 렌즈의 원래 용도인 정상적인 빛 조건에서 말이죠. 이 렌즈로 어둠 속에서 늑대와 고래의 이미지를 훌륭히 담아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Tommy Simonsen
Harstad, Norway
December 2020

※X-T3 & XF70-300mmF4-5.6 R LM OIS WR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