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9 Thorsten Rother

얼굴사진 – Thorsten Rother의 비하인드 스토리

Thorsten Rother

저는 최근 인도 여행에서 35도의 더위 속에서 제 주변에 붐비는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불협화음 속에서 스모그와 이상한 냄새를 들이마시는 가운데, 장거리 이동이 귀찮다기보다는 “포즈 (pause)”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기회로 느껴졌습니다. 바깥의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 여정 중에서 뭄바이에서 코치로 향하면서 촬영한 샷은 아직도 그때 여정의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한 노인의 인물 사진이었는데요. 지금도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뭐랄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낍니다. 여행 중 잠깐 멈춰서 쉴 때, 이 노신사가 제게 다가와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라고 말하더군요. 그는 돈을 원하는게 아니라 단지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담고 싶어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그 어떤 모델도 이러한 이렇게 결의에 찬 눈과 얼굴 표정을 연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감정을 표출하기를 원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그 순간을 기점으로 제 사진의 지평을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저의 새로운 슬로건 “인물 사진과 스토리 (Portraits & Stories)”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다시 독일로 돌아가서 그 주제와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하지만 정제된 이미지의 미학을 구현하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 보고서에도 기록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장르의 측면에서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싶었습니다. 컬러 및 흑백 모두의 측면에서 말이죠. 수일간 생각을 정리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려한 끝에 마침내 해결책을 얻게 되었습니다. 얼굴사진 (Headshots)이라는 것을 제작하기로 했죠. 얼굴사진은 흑백 배경의 인물 사진 형식입니다. 각각의 이미지를 흑백으로 작업하고 자연광을 유일한 광원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사진을 신제품 후지필름 GFX 50S와 GF110mmF2로 찍을 계획이었습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자연스럽고 모던한 이미지를 도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리터칭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리터치는 얼굴사진의 특별함을 사라지게 합니다. 저는 사실적인 이미지를 원합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피사체의 진정한 얼굴을 담고 싶었죠. 단, 주인공의 피부결은 좋아야 합니다. 첫 번째 제작을 위해 캐스팅을 할 때 저는 그 점을 확실히 했습니다. 뮌헨의 유명 에이전시와 제휴를 맺고 약 35명의 모델을 오디션했습니다. 얼굴사진 촬영을 위해 10명의 모델을 구할 예정이었는데요. 오디션이 끝난 뒤, 결과적으로 딱 그만큼의 모델만 선발을 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결국, 대체 가능한 “아름다움”보다는 캐릭터들의 다양성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해당 작업을 위해 뮌헨 글로켄바흐 지구에서 원하는 최적의 조명 조건을 제공하고도 남을 만큼 넓고 아름다운 스튜디오를 임대했습니다. 스튜디오를 선택할 때 역시 제가 항상 작업 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또 한 가지 측면도 고려했습니다. 바로 작업에 참여하는 모두가 편안해야 한다는 점이었죠. 저는 항상 세트장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제 기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주인공들에게는 훨씬 더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작업의 토대에 해당하는 첫 번째 단계는 사진 촬영 시 그들로부터 직접 필요한 모티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도구 (GFX 50S + GF110mmF2)는 프리미엄 품질의 제품이었기에 다른 모든 요소들은 최소한 필요한으로만 구비했습니다. 대형 세트를 설치하지도 않았고, 플래시나 조명용 우산도 없었습니다. 창문 옆의 작은 배경, 바닥의 표시, 대형 은박 반사기 정도만 준비를 했습니다. 제 팀은 3명의 어시스턴트와 1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같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기 때문에 이제는 정전이 되더라도 함께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대부분 인물 사진 촬영은 춤을 추는 것과도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누군가 리드를 해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진가로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이 우리에게는 낯선 사람들입니다.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는 캐스팅 과정에서 간략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그마저도 안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 문을 통과해서 걸어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거의 그렇습니다. 저는 인공적인 시나리오보다는 사람 자체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표면적으로는 그들에게 거의 아니, 사실상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특이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저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이렇게 표현해볼까요. 저는 “친절함”이라는 도구로 피사체에게 접근합니다. 실제 촬영은 15분 남짓도 안 걸립니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30초 내에 공무원의 스냅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 중형 카메라로 이번 시리즈를 제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작업은 보통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거기에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트리거 속도, AF 속도, 광각 이미지를 끌어내기 위한 카메라 초점 성능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점이 바로 그 이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제품 GFX 50S 덕분에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이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첫 해에 신제품 GF110mm와 F2~F2.5 조리개를 사용하여 모든 얼굴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런 작업에는 이 카메라와 렌즈면 충분했습니다. 최소한의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해 싱글팟 스탠드 하나만 사용했습니다. AF 포지션을 완벽하게 잡을 수 있었기에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의 측면에서, GFX 중형 시스템은 제게는 그간 찾고자 했던 완벽히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Thorsten Rother의 GFX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