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8

GFX50S II: "More than Full Frame" x Junji Takasago

GFX50S II Impression

다시는 목격하지 못할 역사적인 순간이나, 쉽게 만나지 못할 기회와 노력이 합쳐져 얻어낸 귀한 사진 같은 것은 어떻게 보면 SNS에 대량으로 업로드되는 일반적인 사진과는 분야가 다른 사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귀한 사진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사진을 접하는 주된 매체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LCD 화면이고, 매일같이 SNS에 업데이트되는 무수히 많은 사진은 마치 초고속 컨베이어 벨트에서 지나가는 것처럼 휙휙 넘어가죠.

저는 사진의 세계에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바로 그 시점에 라지포맷 카메라를 접하게 됐습니다. 셔터 릴리스 소리나 손안에서 느껴지는 약간 무거운 진동이 제가 정말로 귀한 이미지를 디테일까지 정확하게 포착했다는 기분 좋은 감각을 전해주더군요.
저는 맨 먼저 꽃 사진을 찍었습니다. 솔직히 촬영 후 재생 버튼을 눌러서 촬영된 꽃 이미지를 고 배율로 확대해 보고는 정말 놀랐답니다. 마치 LCD 화면 안에 실제로 커다란 꽃 한 송이가 핀 것 같아 보였거든요.

GFX50S II & GF23mmF4 R LM WR

물론 이미지는 아주 작은 도트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확대해 놓은 꽃에는 도트 느낌이 전혀 없었고 꽃잎의 매끄러운 질감은 눈앞에 실물이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습니다.

GFX50S II & GF23mmF4 R LM WR

GFX50S II & GF120mmF4 R LM OIS WR Macro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사진의 세계와는 별개로, 저만의 작업을 천천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슴속이 기분 좋은 느낌으로 충만하더군요. 사진을 한 장 찍어 확대해 보고 감탄하고, 또 한 장 찍어 확대하면서 즐겨보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천천히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누리며 한 장씩, 한 장씩 반응을 만끽했습니다.

GFX50S II & GF30mmF3.5 R WR

GFX50S II & GF120mmF4 R LM OIS WR Macro

GFX50S II & GF23mmF4 R LM WR

필름시뮬레이션도 촬영에 분위기를 더해주었죠. 피사체를 마주하는 순간 최종적인 데이터를 제작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 필름시뮬레이션과 조명 그리고 콘트라스트를 고려했습니다. 이 작업을 계속하면서 피사체를 좀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그러자 한자리에서 사진을 딱 한 장만 찍던 필름 카메라 시절의 아드레날린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GFX50S II & GF32-64mmF4 R LM WR

GFX50S II를 손에 들면 중형 필름 카메라를 잡을 때와 비슷한 느낌인데, 카메라 자체의 실제 크기는 전혀 크지 않아요. 렌즈는 약간 큰 편이지만, 카메라 바디 자체는 풀프레임 SLR 카메라와 그립감이 비슷하거든요. 제 경우, 촬영 장소가 대부분 바다나 산속이다 보니 이런 크기의 카메라로 그렇게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미지를 한 장씩 창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죠.

GFX50S II & GF250mmF4 R LM OIS WR

GFX50S II & GF23mmF4 R LM WR

GFX50S II는 별로 크지 않은 바디에 구현한 라지포맷 카메라라서 야외에서도 훌륭한 화질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요. 덕분에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진정한 기쁨을 맛보면서도 SNS 시대의 사진과는 다른, 흥미로운 방향을 볼 수 있었다는 기분입니다.

GFX50S II & GF23mmF4 R LM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