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30 Jean-Michel Lenoir

GF30mmF3.5 R WR with Jean-Michel Lenoir

Jean-Michel Lenoir

Jean-Michel LENOIR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품고, 사진을 수단으로 삼아 자연과 야생동식물의 마법 같은 순간을 포착하는 꿈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타고난 명상가인 그는 설명적인 이미지를 포착하려 하지 않고, 그보다는 암시적인 사진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는 이미지를 지향하죠.
항상 넓은 자연 공간의 기운을 승화하는 기막힌 빛을 찾아다니며, 뛰어난 그래픽 감각으로 힘과 정서를 하나로 결합해 절제된 듯 섬세한 이미지를 표현합니다. 그는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2013년 첫 작품집인 «The silvan souls»를 출간했습니다. 나무와 숲에 관한 사적인 시선을 담은 책입니다.
Jean-Michel의 사진은 NATURAGENCY에 전시되어 있으며 Geo 잡지에도 작품을 자주 싣습니다. 최근에는 WPY와 GDT 사진 대회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자신만의 사진의 길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에 한층 힘이 실렸습니다.
Jean-Michel은 여행 사진과 야생의 공간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기반으로 지난 5년간 Photographes du Monde 여행사와 사진 촬영 투어를 주도하고 안내해 왔습니다. 북유럽(스코틀랜드, 노르웨이, 핀란드)부터 남아메리카(칠레, 볼리비아)에 이르기까지 사진의 세계를 통해 주된 영감의 원천인 아름다운 야생의 자연환경을 찾아 곳곳을 누비고 있답니다.

풍경 사진이란 사실 멋진 분위기를 찾아 헤매는, 끝나지 않는 탐구와 같습니다. 풍경 사진은 인간이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요소에 크게 좌우됩니다. 날씨, 나아가 빛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상황을 예측하고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해야 하며,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촬영 시점부터 아주 엄격한 기준을 세워놓아야 하며, 후반 작업에 의존해 이미지를 전폭적으로 손보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얻으려면 사진가 스스로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끈질기게 시도해야 합니다. 바람과 추위, 습기 등 의욕을 꺾어놓으려는 모든 것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죠. 하지만 사실 저는 난관에 잘 대처해야 하는 그런 순간들을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 무척 자극적이고, 자연과 직접 대면하면 정말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사진 전문가로서 저는 단순한 사진을 추구합니다. 피사체의 핵심을 직시하는 사진, 프레임 안에 다른 것이 거의 담기지 않는 사진이 좋습니다.

주로 고수하는 방식이 있는데, 일종의 연상법입니다. 저는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타내는 의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제 나름대로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자, 저만의 감성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너무 많이 보여주려고 하면 보는 사람이 직접  찾아낼 것이 없습니다. 꿈을 꾸게 만드는 요소가 없다는 말입니다. 어쨌든, 제가 현실을 느끼는 방식을 설명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져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시간을 들여 자연을 바라보지도 않고, 항상 극적인 것을 찾다 보니 단순한 자연을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연의 단순한 아름다움과 가공할 힘을 보여주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GF 30mm로 진행한 연작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저는 로브락(L’Aubrac)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로제르(Lozère), 캉탈(Cantal)과 아베롱(Aveyron)에 모두 조금씩 걸쳐 있는 자연보호 구역으로, 고원 지형에 있습니다. 일종의 녹색 사막 같은 곳입니다. 탁 트인 공간들로 구성되어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는 곳이죠. 인류가 이곳에 터전을 잡고 생활한 지도 천 년이 되었지만, 그러면서도 자연과 깊은 유대를 잃지 않고 원래 모습을 일부분 그대로 보존해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프랑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 힘든 경이로운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고대에 화산 활동으로 빚어진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오래되고 비바람에 깎인 돌들만 보아도 이 지방의 사연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을 따라 걷는 순례자들에게도 중요한 장소인데, 전설이 많이 전해지는 제보당(Gévaudan) 지방이 가깝습니다. 신비주의 분위기가 넘치는 지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날씨는 주로 하늘이 무겁게 가라앉고 안개와 구름 때문에 강렬한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제가 마침 그런 분위기를 참 좋아합니다.

GF30mm는 24x36mm환산 24mm의 시야를 제공합니다. 풍경 사진가나 보도 사진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광각 렌즈로 사용이 간편하고, 왜곡이 거의 없으며 초광각 렌즈에 비해 극적인 원근 효과(perspective effect)는 덜한 편이죠. 전경 요소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고민할 때 허용 범위가 넓은 편이고, 그러면서도 렌더링 수준은 사람의 육안에 가깝습니다.

와이드 앵글 렌즈 하나만 가지고 일관성 있으면서도 다채로운 사진 연작을 완성하기란 저에게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러면서도 무척 자극되었습니다. 특히 소들이 나타났을 때가 압권이었죠!

저는 보통 단렌즈와 줌 렌즈 여러 개를 구비해놓고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GF23mm부터 GF100-200mm까지 폭넓은 초점길이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단렌즈 하나만 가지고 촬영하는 작업의 장점은 주어진 장면을 한결같이 재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피사체를 클로즈업하여 프레임 안쪽의 비율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GF30mm의 경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GF 라인업 중에 동급 렌즈가 없어서, 포커스 길이에 무척 기대가 컸습니다. 이 렌즈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최단 32cm(1피트)의 최소 포커싱 거리 덕분에 피사체에 아주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며, 반면 탁 트인 넓은 공간에서는 탁월한 보케(bokeh) 효과가 연출됩니다.

둘째, 포커스를 조정해도 화각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여러 장면을 중첩할 수 있습니다.

셋째, 내후성이 정말 뛰어납니다. 특히 저처럼 습한 날씨나 악천후에 작업할 때가 많은 사진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특징이죠! 이 렌즈는 아주 사용하기 편리했고, 무게가 의외로 가벼워서 깜짝 놀랐습니다(510g).

구조와 부피 면에서는 23mm 렌즈가 다이어트를 한 것 같은 형상입니다. 길이는 같지만 바디가 슬림하고 가벼워졌습니다. 구조와 마감은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현장에서 GFX100을 사용해본 결과, 믿기 힘들 정도로 풍성한 디테일과 뉘앙스를 살린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F3.5의 넓은 조리개를 사용해도 사진이 주변부까지 완벽하게 선명한 화질을 유지합니다. F5.6까지 조이면 감탄스러운 해상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평생 본 중 가장 뛰어난 화질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작업에서는 색과 빛의 미묘한 뉘앙스를 재현하기 위해 초고해상도 카메라와 뛰어난 다이내믹 레인지가 꼭 필요합니다. GF30mm는 1억화소 이미지 센서를 통해 이런 요건에 손쉽게 부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