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6 Tsutomu Endo

그린란드 탐험

Tsutomu Endo

스케이터, 스노우보더로서 일본알프스의 산자락 아즈미노에서 자랐다. 90년대부터 스노우보드 문화에 포커스 하여 사진가로서의 일을 시작했다. 스노우보드 포토그래피를 주업으로 하면서 아트 표현 탐구와 자연, 문화등 약동하는 지구의 빛과 생명의 조화를 찾아 계속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작품집으로 18년간의 보드 히스토리와 삶을 그린 「inner focus」(소학관)가있다.

“사진이 없었다면 내가 과연 이 자리에 있었을까?”
가끔 저는 해외에 있을 때 이렇게 자문하곤 합니다. 카메라는 마치 나침반처럼 저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면서 제 존재의 의미를 깨닫곤 합니다.

사진은 아마도 머리 속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또한, 아름다움을 각인하기도 하죠.
저는 북극 여행을 꿈꿨습니다. 북극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 장엄한 풍경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GFX 50S가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4월 중순에 일본을 떠나 그린란드의 작은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최북단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누이트는 고대부터 사냥꾼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해왔지만 그들의 전통적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40명 미만의 원주민들이 마지막 사냥꾼 세대일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회의 끝에, 우리는 바다코끼리 사냥을 위해 마을에서 북서쪽으로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마을 밖을 벗어났습니다. 개썰매에 올라타서 광활한 풍경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그것은 사진 촬영이 아니라 사냥을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이 유일하게 제가 마음껏 셔터를 누를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필름을 사용하던 시절부터 전해져 내려온 GFX의 수동 다이얼 조작을 즐겨 사용합니다. 이 카메라는 제 손에 딱 맞기 때문에 마치 신체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심플한 카메라와 정직한 사진이 좋습니다. 전통적인 다이얼 작동 방식의 콤팩트한 미러리스 본체로 제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가 중형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모든 환경에서 촬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개들은 약 5시간 내달린 끝에 멈춰 섰습니다. 그러나, 눈은 30cm 깊이였고 땅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앞으로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멈추기로 하고 방향을 바꿔 오두막이 있는 북서쪽 해안을 향했습니다. 그 곳은 1900년대 북극 탐사 기지로 건설된 곳이었는데요. 약 2시간 동안 달려 저녁이 되어서야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오두막은 절반은 찢어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가져간 스토브에 불을 붙이고 으깬 빙하를 주전자에 넣고 끓였습니다. 그리고 썰매에 사용했던 깃털을 바닥에 깔아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마을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전화도 수신할 수 없었습니다. 언어도 라이프스타일도 달랐죠. 정말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카메라 가방에서 일본 전통 장난감인 “켄다마”를 꺼냈지만, 그들은 거의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전화기를 꺼내 제게 지난 사냥 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화는 약 15초 정도만 이어졌고 그 이후에는 침묵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전을 꺼냈고 그들은 제게 현지 언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이 역시 5분 정도였지만 충분히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고 막힌 공간에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총을 꺼내 사냥 준비를 했고 저는 카메라를 꺼내 천천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누이트의 삶의 한 편을 지켜보면서 저는 사냥과 사진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모두 처한 환경을 이해하면서 타깃 (피사체)을 포착해야 합니다. 챙기는 도구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북극의 극한 지역에서 우리는 모두 신속하고 튼튼한 도구가 필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