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5 Stefan Finger

Be Creative: Stefan Finger x Children photography

Stefan Finger

Stefan Finger(1983년생)는 독일인 사진가입니다. 뒤셀도르프와 하노버를 주된 활동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Finger는 정치, 여론 및 사회학 전공으로 학사 과정을 마친 뒤 뒤셀도르프의 하인라히 하이네 대학교에서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학위 과정을 마치면서 사진의 효과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제출했답니다. 학업을 계속하면서 프리랜서 사진가 겸 기고가로 일하며 몇몇 신문사와 뉴스 전문 방송사인 epd와도 인연을 맺었습니다. 2011년에는 하노버의 실무중심대학교(University of Applied Science)에서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적을 둔 상태로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독일 프랑크푸르트 종합신문)에서 인턴십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Finger는 세계 각지를 돌며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주로 사회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닌 주제를 다룹니다. 이미 필리핀의 쓰레기 매립지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기사로 CNN 올해의 기자상, 독일 KNH(Kindernothilfe)의 Mediaprice 후보로 지명된 훌륭한 기자입니다. Insa Hagemann과 Stefan Finger가 팀을 이루어 추진한 첫 장기 프로젝트인 “Wanna Have Love?! – Consequences of Sex Tourism”은 Hagemann과 Finger에게 2014년 세계적으로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유니세프 올해의 사진 상(Photo of the Year Award)을 안겨주었으며, 이 프로젝트로 Schömbeger Fotoherbst 상을 받고 알프레드 프리트 어워드(Alfred Fried Award)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Stefan Finger는 사진 에이전시 laif 소속입니다.

아이들 사진만큼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안겨주는 사진이 또 있을까요? 사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동기, 청소년기까지 모든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잡아두는 매체입니다. 부모인 우리뿐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 소중히 간직할 기억을 보관하는 것이죠. 그런데 아이들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카메라 기종이 가장 적합하고, 카메라 설정은 또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아이들이 인위적으로 포즈를 취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Fujifilm X포토그래퍼인 Insa Hagemann과 Stefan Finger는 포토저널리스트입니다. 두 사람의 작품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슈테른과 GEO 등 저명한 신문과 잡지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세 살 된 아들과 한 살 된 딸이 있습니다. 이 글에는 두 사람의 간단하고 효과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아이 사진 잘 찍는 법 팁을 담았습니다. 

© Stefan Finger | FUJIFILM X-Pro3 | F16 | 1/250 Sec. | ISO 200 | 23mm

부모가 아이들의 사진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의지를 불태우며 사진을 찍을 때면 아이들이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면서 인위적으로 꾸며낸 미소를 억지로 지었다는 것이 역력한 사진이 찍힙니다.  하지만 카메라를 내려놓는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죠. 아이들이 소리 내 웃고 즐겁게 놀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거나 심지어 엉엉 울고 있을 때조차, 그런 자연스러운 시간이 사진을 찍을 절호의 순간인 것입니다. 대체로 아이들 스스로 눈치채지 못할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가능하다면 아이들이 인위적인 미소를 그려 붙이고 포즈를 취한 사진으로 앨범을 채우는 것만은 피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웃어봐!”라든지 “카메라 좀 봐”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시키는 순간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되거든요.  그렇다고 가끔 아이들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고 “연출된” 사진을 찍는 일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일 년에 두세 번 정도는 있는 일입니다). 다만 잘 나온 사진을 찍으려면 아이들이 소리 내 웃게 만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단지, 대부분의 경우 적당한 순간을 노리고 기다리는 편이죠.  예를 들어 어느 늦여름 오후, 해변에 근사한 노을이 지는 날이었습니다. 아들에게 연을 날리러 나가겠느냐고 제안했더니 굉장히 멋진, 노을 속에서 아들이 연을 날리는 사진이 나왔죠. 더 바랄 것 없이 아름다운 사진이었고, 지금까지도 저희를 참 기쁘게 하는 사진입니다(언젠가 아이도 그런 기분을 느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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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fan Finger | FUJIFILM GFX 50S | F2.8 | 1/600 Sec. | ISO 100 | 63mm

  • © Stefan Finger | FUJIFILM GFX 50S | F2.5 | 1/680 Sec. | ISO 200 | 110mm

© Stefan Finger | FUJIFILM X-Pro2 | F3.6 | 1/17.000 Sek. | ISO 200 | 16mm

카메라와 카메라 설정

사진을 찍기 좋은 완벽한 상황을 포착하려면 카메라 설정과 준비 상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은 대부분 갑자기, 아무 계획 없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그럴 때 급히 카메라를 찾아 메모리 카드를 넣고 설정을 적당히 맞추려다 보면 어느새 가장 귀한 순간은 지나갔고, 딱 맞는 상황도 끝난 지 오래죠. 그래서 저희 집에는 항상 Fujifilm X100V를 가까이 두고 설정도 적당히 맞춰놓습니다. 이 카메라의 프리셋이 아이들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상태로 맞춰져 있기도 하고요. 셔터가 항상 ES(Electronic Shutter, 전자식 셔터)로 설정되어 있어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무음으로 작동합니다. 조리개도 2.0으로 프리셋되어 배경은 아웃포커싱되고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지죠. ISO는 Auto ISO로 맞춥니다. Fujifilm 센서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ISO 6400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잘 아니까요. 시간도 최소 셔터 스피드를 자동(1/100S)으로 설정해둡니다. 그래서 약간 빠른 움직임도 블러링 없이 사진으로 포착할 수 있습니다. 기본 설정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물론 설정을 약간 조정합니다.  이제 아시겠지만, 저희 카메라는 지금도 바로 기억에 오래 남을 사진을 찍을 준비를 마치고 대기 중입니다. 저희는 Fujifilm X100 시리즈가 일상용으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모델이라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크기가 작아 재킷 주머니나 기저귀 가방 안에 쏙 들어가는 데다가 사진작가로서 만족스러운 화질을 얻기 위해 필요한 설정 옵션도 모두 갖추고 있더군요.

© Stefan Finger | FUJIFILM X-Pro3 | F1.4 | 1/100 Sec. | ISO 160 | 23mm

© Stefan Finger | FUJIFILM X-Pro3 | F1.8 | 1/100 Sec. | ISO 500 | 23mm

아이와 같은 눈높이 맞추기

물론 아이 사진을 찍을 때는 위에서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어른들의 키가 더 크니까요. 하지만 관점(perspective)이란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이 키와 같은 높이에서 찍은 사진이나, 아이 키보다 아래에서 찍은 사진은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바닥에 누워서 사진을 찍어보세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해볼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이런 관점은 너무 멀리서 찍는 것보다 클로즈업 샷에 더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아이 얼굴을 보려고 찍는 사진이지, 찍힌 아이가 누구인지 추측해야 하는 사진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사진 촬영에서는 정해진 규칙에 예외가 있는 것이 당연한 편입니다. 예컨대 꼬마 피사체 주변의 혼돈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면, 아이에게만 포커스를 맞출 필요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아니면, 아이가 무언가 재미난 일을 벌이고 있거나 바닥 표면(모래나 물)이 중간색 또는 조용한 배경 역할을 해주어 우스운 상황에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가 거의 없는 경우라면 위에서 찍은 사진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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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fan Finger | FUJIFILM X-Pro3 | F2.8 | 1/100 Sek. | ISO 400 | 1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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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fan Finger | FUJIFILM X100V | F2 | 1/100 Sek. | ISO 400| 23mm

사진은 쌓는 것이 먼저

아름답고 기억에 남을 법한 순간들은 순식간에 다가와 그만큼 순식간에 끝나 버립니다. 그래서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덤불 속의 두 마리보다 낫다”는 옛말에 따라, 저희는 항상 “안전”을 위해 여분의 사진을 곧바로 찍어둡니다. 기술적 기교를 더하는 작업보다 이것이 우선입니다. 다시 말해 뭔가 의도적으로 아웃포커싱하거나 다른 관점을 선택해 아까 것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으려고 하기 전에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보장되고, 적어도 그 순간이 프레임 밖으로, 나아가 기억에서 벗어나 사라져버리기 전에 잡아낼 수는 있습니다.

아이들의 도움 받기

저희는 때때로 아이들을 모델로 연출된 장면을 촬영합니다. 그리고 작업 과정에 아이들을 최대한 관여하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준비합니다. 다만 절대로 부담을 주지는 않습니다. 세 살짜리 저희 아들도 자기 카메라나 저희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찍을 줄 압니다. 그러면 촬영이 아이에게도 즐거운 놀이가 되죠. 물론 아이가 어릴수록 어른들에게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한때는 아들이 좀처럼 가만히 있지 않아 유명 배우와 촬영할 때보다도 아들과의 촬영이 더 힘들었던 때도 있었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종종 답답하긴 했지만, 그것도 아이의 선택이었으니까요.

Insa Hagemann and Stefan Fi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