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2

후지필름 XF35mmF2 를 위한 시

2016년 후지필름 X-Pro2를 재구매했을 때, 페어링 대상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바로 프라임 렌즈였죠. ‘프라임 vs 줌’의 장점에 대해 다룬 블로그는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XF35mmF1.4이 아닌 XF35mmF2를 선택하는 이유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처음에는 F1.4 버전에  의지했지만, 최소한 F2를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와이드 오픈’ 유형의 사진가로서 전자식 셔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옵션으로만 F2를 사용해 왔었는데요. 제가 수중의 모든 렌즈는 해당 초점 거리에서 조리개가 가장 넓습니다. F1.4 (또는 XF56mm의 경우 1.2, 놀라운 XF90mm의 경우 F2)만 사용하는 거죠! 그래서 XF35mm에 소형 조리개를 선택했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국의 웨딩 사진가로서 일하다 보면 모든 조건을 접하게 됩니다. 문자 그대로 하루에 4계절을 접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F2 버전의 내후성 (WR)은 정말 매우 소중한 기능입니다. 이것을 후지필름 X-Pro2 (현재 후지필름 X-T3)의 내후성과 결합하면 비나 눈으로 촬영에 지장이 미칠까봐 걱정할 필요 없이 모든 기후 조건에서 자신있게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얼마나 비가 많이 내렸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왼쪽을 보면 토사 섞인 비가 내리고 있죠. 제 셔츠는 비에 젖어 어느새 속이 다 비치고 있고요. 그러나 하늘에서 비가 억수로 쏟어져 내리더라도 이 렌즈와 본체만 있으면 성공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F2는 굉장히 선명합니다. XF35mmF2는 가장 선명한 고정 초점 렌즈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F2에서 가장 선명합니다. 해당 초점 거리에서 (1.4를 여러 번 사용해 보았지만) 피사계 심도는 웨딩 인물 사진과 단체 사진에 적합합니다. 라인 양쪽 끝에서 살짝 앞으로 나와 서 있는 신부 일행을 염려할 필요 없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신부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우에도 배경이 지나치게 부드러워지지는 않알까 하는 걱정 없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랑신부가 사진을 보면서 제가 사용한 초점 거리로 인해 그 당시를 떠올릴 수 있는 경우과 같이, 인간으로서 우리가 35mm (APS-C 센서 상에서)의 근거리에서 사물을 볼 때에도 완벽한 결과를 도출합니다.

내부 초점 조정 시 소리가 나지 않고 전자식 셔터와 함께 사용 시 결혼식을 진행하는 ‘까다로운’ 성직자와 공무원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교구 목사로부터 “사진 촬영을 멈추고 뒤에 앉아 계세요. 카메라 소리가 들리면 내보낼 겁니다.”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스토리이기는 하지만요). 감사하게도 저는 눈에 띄지 않았고 사진을 전혀 안찍고 끝에서 그냥 조용히 앉아 있어주어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았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F1.4와 달리 F2는 매우 신속하게 초점을 조정할 수 있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후광이 강하게 비치는 경우에도 플래시 초점을 잘 찾습니다. 그러나 해당 부분에서 후지필름 X-T3의 X-Trans 4 센서로 F1.4도 개선되었다는 사실은 언급해야겠습니다.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F2는 F1.4보다 거의 150파운드 저렴하고, 2/3 스탑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단히 부담스럽지도 않습니다. 이 포스트를 읽으신다면 최소한 XF35mm F2는 사용해 보셨으면 합니다.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