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5 x Mr. Whisper

2022.12.06

후지필름 X-T5와 XF56mmF1.2 R WR로 촬영한 스트리트 포토

저는 사진을 시작한 이래 쭉 전적으로 후지필름 X-T 시리즈만 써왔습니다. 2014년 X-T1으로 시작해 꾸준히 X-T2, X-T3를 거쳐 지금은 X-T4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카메라 세대가 바뀔 때마다 어떤 부분이 업그레이드되는지 꽤 민감하게 알아채는 편입니다.

원래 X- T 시리즈에 마음이 이끌린 것은 상징적인 미학적 요소와 전통적인 다이얼을 합쳐 아주 간결한 디자인에 담아냈다는 특징 때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무척 직관적이라 사용하기 쉽고, 다이얼을 통해 직접 배우면서 작가가 촬영 프로세스의 일부분으로 녹아들어 각 다이얼과 버튼이 창작 과정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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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56mmF1.2 R WR

기존 거리 사진 촬영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셋업은 후지필름 X-T4에 1세대 XF56mmF1.2 렌즈입니다. 거리 사진에 적합한 우아한 조합으로, 특히 조도가 낮을 때 화질이 뛰어난 이미지를 보장합니다. 그래서 X-T5에 2세대 XF56mmF1.2의 조합으로 테스트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기대가 컸고, 이 렌즈를 단계별로 시험해보는 데 필요한 지식에도 정통한 상태였습니다.

미적인 면에서 X-T5 바디는 첫눈에 알아보기 쉽습니다. 친숙한 실루엣, 전통의 다이얼과 인터페이스가 그대로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점은 여기까지입니다. X-T5는 손에 들어보는 순간 차이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최신 X-T 시리즈의 경우 약간 더 가볍고 작아졌으며, 핸드그립과 썸레스트를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손에 훨씬 착 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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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56mmF1.2 R WR

하지만 제가 제일 마음에 들어 한 외형 업그레이드는 아무래도 상단 플레이트 업데이트입니다(백 다이얼과 미리 보기 버튼이 있는 곳).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을 수정하고 각도를 기울여서 사진을 미리 볼 때 바디를 잡고 있으면 마치 게임 컨트롤러를 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런 요소는 전부 미묘한 차이지만, 몇 시간을 거리를 걸을 때면 확실히 눈에 띄는 장점입니다.

새로운  XF56mmF1.2 R WR는 이전 세대보다 폭이 넓고 길이도 약간 길지만, 전반적으로 X-T5와 매칭하기 좋은 적당한 크기입니다. (렌즈 후드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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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56mmF1.2 R WR

X-T5에 XF56mm 렌즈를 장착하고 거리를 걸어보자 곧바로 손에서부터 성능 업그레이드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토포커스와 피사체 추적 속도가 더할 나위 없이 매끄럽고,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 완벽하게 준비된 기능이었습니다.

대부분 조리개 우선 모드로 촬영했는데, 측광이 정확하고 조도가 낮은 촬영 조건도 잘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네온 조명처럼 대비가 심한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3방향 틸팅LCD도 돌아와서 반가웠습니다. 저는 스크린이 바디 뒤에 머무르는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이동할 때 눈에 덜 띄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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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33mmF1.4 R LM WR

X-T5와 XF56mmF1.2 R WR은 어두울 때 촬영하기 좋은 조합입니다. 가장 중대한 변화는 최신 4020만 화소 센서 덕분에 화질이 대폭 좋아졌다는 점입니다. 이전 세대 2610만 화소 센서와 비교해 엄청난 발전입니다. 선명도가 뛰어나고 색상이 생생하며 디테일까지 후보정 없이도 탁월하며, 이미지를 손쉽게 크롭할 수 있습니다.

낮에는 새로 생긴 기본 125 ISO 기능이 큰 몫을 합니다. 특히 작품을 인쇄하는 작업 방식을 선호하는 작가라면, 개선된 화질이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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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16mmF1.4 R WR

X-T4와 T5 사이에 적용된 디자인과 성능 업그레이드를 모두 생각해보았습니다. 확실히 X-T 시리즈 출시 중 가장 큰 도약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X-T8이나  X-T5 AMG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정도입니다. 또한 이번 신제품 출시까지 시간이 평소보다 약간 더 오래 걸린 것도 설명이 됩니다. X-T5는 안팎이 모두 미세하게 조정되고 개조되었으며, 디테일까지 신경 써서 촬영 프로세스를 한 단계도 빠짐없이 보강하려 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작고 가벼워서 눈에 띄지 않고, 낮에는 물론 밤에도 편하게 들고 다니기 좋습니다. 새로워진 인체공학적 핸드그립과 썸레스트 위치 덕분에 카메라가 손에 단단히 고정되어 한 손 촬영에 이상적입니다.

5세대 프로세서 또한 XF56mmF1.2 R WR과 함께 사용해보니 전 세대보다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오토포커스, 피사체 추적은 물론 촬영 속도도 좋아졌습니다. 다시 말해, 카메라 전원을 켜서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셔터 버튼을 누르기까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뜻입니다. 또한 쏟아지는 빗속에서 죄책감 없이 56mm 렌즈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후련했는지 모릅니다. 이 렌즈는 제가 애용하는 렌즈 컬렉션에 기쁜 마음으로 합류시켰습니다.

근본적으로 후지필름은 이 제품을 통해 순도 100% 거리 사진 시스템을 탄생시킨 셈입니다. 화질, 성능, 속도 모든 면에서 엄청난 약진을 이루었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상징적이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에 알차게 담았습니다. X-T5에는 이런 핵심 가치가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있으니, 앞으로 후지필름과 X-T 시리즈와 함께할 저의 촬영 여정에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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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 & XF16mmF1.4 R W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