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글을 통해 후지필름 X-H2 사용 후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주로 항공 사진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헬리콥터나 소형 비행기를 타고 후지필름 GFX 시스템으로 촬영합니다. 이번에는 APS-C 시스템 카메라인 후지필름 X-H2가 후지필름의 중형 하이엔드 라인 카메라와 비교하면 어떤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X-H2를 챙겨 나미비아 촬영지에서 현장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는데요. 하늘에서 촬영한 풍경 사진 중 가장 근사한 이미지가 나오는 곳입니다.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카메라를 받자마자, 이 기종은 GFX 시스템을 쓰면서 익숙해진 높은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조 면에서 수준이 아주 높은 데다가, 버튼 레이아웃이 GFX와 비슷해서 적응하기 쉬웠습니다. 게다가 서브 LCD 모니터가 카메라 설정을 확인하는 데 무척 유용했습니다. 13년 전 풍경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카메라에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X-H2 & XF50-140mmF2.8 R LM OIS WR
제 작업물은 보통 최종적으로 대형 인쇄물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세계 각지의 여러 장소를 기록하는데, 그중에는 무척 복합적인 광경이 담기는 곳도 있습니다. 제가 전하는 스토리는 특정한 위치일 때가 많으며,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드러내고자 하는 편입니다.
저는 누구나 볼 수는 없는 곳을 눈에 담아, 제 이미지가 이 세상의 수많은 미지의 영역을 들여다보는 창문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제 작품 사진은 치수가 폭 2m 이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것이야말로 사진으로 느낄 수 있는 궁극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쇄된 사진 앞에 서서 이미지의 디테일을 전부 확인하는 것 말입니다.
X-H2 & XF18mmF1.4 R LM WR
이런 이상적인 목표를 이루려면 가능한 최고의 화질과 탁월한 고해상도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4000만 화소의 X-H2를 처음 접했을 때, APS-C 센서치고 아주 인상적인 해상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GFX 시스템으로 촬영한 같은 풍경 쇼트와 파일을 비교해보니 진심으로 놀라웠습니다. 카메라 종류는 완전히 다르지만, 센서의 디테일 렌더링 성능이 아주 뛰어나서 화질이 기막힐 정도였습니다.
X-H2 & XF18mmF1.4 R LM WR
제가 GFX를 애용하는 주된 이유 중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항공 사진은 촬영하는 플랫폼 자체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핸드헬드로 찍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카메라 사용이 제한되어 다소 까다로운 면이 있습니다. 선명한 이미지를 얻으려면 항상 조리개, 속도, ISO 설정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내장 손 떨림 보정(IBIS) 기능은 정말 획기적이었습니다. 상당한 흔들림을 상쇄해줘서 이미지에 모션 블러가 거의 없었습니다. X-H2에도 이런 기술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피사체를 다루거나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 핸드헬드로 촬영하는 경우 매우 귀중한 자산이 되어줍니다. 놀랍게도 비행 중인 헬리콥터에서 문을 열고 1/200 미만의 셔터 스피드로 찍었는데도 선명한 이미지가 나왔습니다. 후지필름에서 손 떨림 보정 기능이 나오기 전까지는 항공 프로젝트에서 가급적 1/1000 미만은 피하는 편이었습니다.
X-H2 & XF16-55mmF2.8 R LM WR
또한 이 카메라는 ISO 성능이 놀랄 만큼 우수합니다. ISO를 1000 이상으로 설정해도 이미지 노이즈가 별로 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능은 해가 아주 낮게 뜬 상황에서 일출, 일몰 비행 때 촬영하느라 조도가 난해한 경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X-H2는 크기가 작아 헬리콥터 조종석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무척 편리합니다.
나미비아에서 추상적인 모래 테마의 풍경 사진을 촬영해 처음 인쇄해 보았더니, 카메라가 얼마나 디테일을 잘 포착하는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상 800m 높이에서 촬영해도(후지논 X 마운트 정품 렌즈 사용) 사구 잔디가 돋아난 부분이나, 지상에 남은 동물의 흔적 같은 사소한 디테일이 잘 보였습니다. 이렇게 작은 바디에 기술과 기능을 얼마나 알차게 담았는지 놀랍습니다.
X-H2 & XF18mmF1.4 R LM WR
고해상도 센서는 동영상 성능에도 유용합니다. X-H2는 8K 해상도에서 놀랄 만한 디테일을 포착할 수 있으며, ProRes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영상 파일을 확인하면서 지금 보고 있는 파일이 사진인지 영상인지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8K 해상도와 디테일 또한 굉장히 탁월합니다.
전반적으로, 후지필름 X-H2은 품질이 매우 뛰어납니다. 제가 사진을 시작한 당시에 이런 시스템이 시중에 나와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 정도입니다.
